PE '볼트온' 전략 교과서 된 성공투자 스토리 [2018 PE 엑시트 리뷰]⑧ VIG파트너스의 써머스플랫폼 매각
이민호 기자공개 2018-12-31 08:34:08
[편집자주]
이제 더 이상 PE를 제쳐놓고 국내 M&A시장을 논할 수 없게 됐다. 그만큼 PE 비중이 커졌다는 방증인데, 2018년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국내 PE시장 이력이 10년을 넘어가면서, 물론 셀러(Seller)로서의 PE의 시장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2018년 한국 M&A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요 PE 엑시트 딜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G파트너스가 써머스플랫폼(당시 에누리닷컴)을 인수한 건 2014년 4월이다. 당시 VIG파트너스는 에누리닷컴 창업자였던 서홍철 대표의 지분을 포함한 88.4%를 약 650억 원에 사들였다. 2007년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에누리닷컴 인수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VIG파트너스는 에누리닷컴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에누리닷컴은 국내 최초로 개설된 가격비교 전문 사이트로 상품 데이터베이스 등 콘텐츠 경쟁력과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지만, 수년간 신규투자가 없어 모바일 플랫폼은 전무했으며 기획 및 마케팅과 관련한 전문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볼트온' 전략으로 시너지 극대화
VIG파트너스는 관련 업종에 속한 유사 업체와의 M&A를 통해 기존 가격비교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모바일, 이커머스, 버티컬 서비스(맞춤형 데이터 서비스) 등 업종에서 후보군을 선정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했다.
인수 직후 택배 위치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윗트래커를 약 50억 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확보한 지분은 50%+1주다. 택배 정보를 에누리닷컴의 상품 정보와 결합해 빅데이터 사업모델을 구축하려는 의도였다. 2015년 초에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보유한 쉘위애드(약 30억 원, 50%+1주)와 골프장 부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린웍스(약 160억 원, 79%)를 차례로 인수했다. 2016년에는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 플랫폼 '쉽겟'을 운영하는 메가브레인을 약 60억 원(82%)에 사들이며 이커머스 분야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구축을 완료했다.
VIG파트너스는 에누리닷컴을 포함해 이들 자회사의 R&D(연구개발) 및 경영지원 기능을 통합하고 공동 경영협의체를 구성해 협업이 용이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지난해 초부터는 이커머스 시장에 주력할 목적으로 O2O(Online-to-Offline) 관련 자회사인 그린웍스와 메가브레인을 매각했다. 특히 그린웍스는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79%)을 YG엔터테인먼트에 약 320억 원에 매각하며 IRR(내부수익률) 25%를 달성하기도 했다.
◇업계 최고 경영진 구성…모바일 플랫폼 신설
VIG파트너스는 인수 직후 관련 업종 전문가들로 경영진을 재편했다. CEO(최고경영자)이자 대표이사에는 버거킹 한국 지사장과 삼성생명 마케팅 전략 담당 임원을 거친 최문석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외에 김기범 이베이코리아 상무를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이정환 메타넷그룹 상무를 CFO(최고재무책임자)로 각각 선임했다.
최 대표를 필두로 한 경영진은 노후화된 사이트와 BI(브랜드 이미지)를 개편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수립했다. 이후 모바일 가격비교 서비스를 개발해 기존 PC에서 모바일로의 중심 채널 전환을 꾀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는 2015년 말 200만 건에 이어 지난해 초 300만 건을 돌파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개발 초기 약 2억 원 수준이었던 월간 거래금액도 지난해 말 약 270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전자상거래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의미에서 법인명도 지난해 써머스플랫폼으로 변경했다.
2015년부터는 기존 사업 강화와 더불어 신규 사업에도 진출했다. 가격비교의 핵심 경쟁력인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사업 모델로 발전시켰다. 이커머스 및 온라인 쇼핑몰에 분산된 각각의 상품 데이터를 표준화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솔루션이었다. 표준화된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자회사인 스윗트래커의 구매 데이터와 결합해 브랜드 및 상품의 트랜드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인수 직전인 2013년 191억 원이었던 써머스플랫폼의 매출액은 매각 직전(2017년) 267억 원으로 성장했다.
◇인수 4년 만에 코리아센터에 매각…IRR 23.5%
VIG파트너스는 써머스플랫폼을 인수한 지 약 4년 만인 올해 3월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액시트에 나섰다. 매각 대상은 VIG파트너스의 보유분(80.4%)과 2015년 약 1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한 키움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대성창업투자의 보유분(9.1%)를 합한 지분 89.5%였다. 자회사인 스윗트래커와 쉘위애드도 패키지로 매각하기로 했다. VIG파트너스가 자회사 잔여지분을 모두 확보한 뒤 매각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4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코리아센터는 7월 약 1026억 원에 써머스플랫폼의 매각 대상 지분 89.5%를 모두 인수했다. 코리아센터는 써머스플랫폼 인수를 통해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온라인 쇼핑몰 창업 솔루션인 '메이크샵'과 해외배송 대행 서비스인 '몰테일'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VIG파트너스는 이번 딜로 투자원금의 약 2.1배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IRR은 23.5%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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