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26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베트남 데이즈(Vietnam Day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명칭만 보면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체는 국내외 투자자들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해 동남아 지역의 성장 잠재력과 신한의 글로벌 경영현황을 소개하는 일종의 IR 행사 명칭이다.신한지주는 오는 5월 베트남 데이즈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금융사 중 해외지역 법인과 사업장을 투자자에게 직접 보여준 사례는 없었다. 해외 진출 초기 단계이거나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수준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눈을 뜨고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시장을 꾸준히 개척했다. 그 결과 그룹 전체 수익 중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14%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베트남은 신한지주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해 신한지주가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순익은 1000억원에 달한다. 웬만한 자회사보다 순익 규모가 크다. 베트남 지역에서 사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 가운데 자산과 순익 규모도 최고 수준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깐깐한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베트남에서 IR행사를 가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베트남 현지 IR을 통해 성장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시그널을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 영업만 놓고 보면 신한지주의 투자 메리트는 타사보다 높지 않다. 과거 신한지주의 투자 포인트였던 대손비용의 하향 안정화와 가계대출 중심의 이익창출능력,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등은 이제 모든 은행지주의 공통 분모가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주가 측면에서 업사이드가 보다 명확한 경쟁사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지 모른다.
신한지주 또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내놓은 방안이 바로 이번 프로젝트다. 글로벌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 성장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하는 금융사는 신한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촘촘하게 짜인 신한지주의 글로벌 성장전략과 이행 속도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피드백도 '베트남 데이즈'를 추진하게 된 원동력이다.
신한지주는 조용병 회장이 취임한 이후 글로벌 부문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사업을 추진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일종의 승부기간이다. 베트남 데이즈가 신한지주의 기대처럼 주가 상승과 신규투자 확대로 귀결될 수 있을까. 올해 신한지주를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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