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태 지켜본 채권은행 '온도차' 유동성 위기시 자금지원 두고 의견 갈릴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9-03-28 08:12:4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6일 1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재감사 결과 '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본 채권은행들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당장 자금 회수 계획이 없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자금지원을 두고 채권은행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아시아나항공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2018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감사의견을 내놓은 지 나흘 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적정' 감사의견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옥죄는 재무리스크는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악화됐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당기순손실은 962억원으로 '한정' 감사의견을 받은 당시(124억원 손실)보다 840억원 가량 늘었다. 영업손실도 350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을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부채비율 역시 93.87%포인트 상승한 814.85%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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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번 사태를 지켜본 채권은행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과 관련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A은행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하지만 외부감사인이 지적했던 운용리스항공기 정비 충당금과 마일리지 충당금,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을 회계장부에 추가 반영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초 우려했던 채무상환 압박은 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출이 있지만 이미 규모를 최소화한 상태로 (은행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책은행을 제외한 은행권의 아시아나항공 장기차입금(개별 재무제표)은 지난해말 기준 약 890억원 규모다. SC제일은행이 68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124억원, 광주은행 67억원, 주택도시보증공사 16억원 등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장기차입금은 각각 1560억원과 132억원 규모다.
B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을 졸업하면서 채권상환유예 또는 분할상환하기로 했고, 장기차입금 대부분이 해당돼 당장 회수할 생각이 없다"며 "항공기를 리스할 때 보증을 서주는 개념으로 들어간 대출도 있어 최악의 상황이 와도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면 항공기 리스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에 재무적 충격이 와도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불확실성이 커 우려된다는 채권은행들도 있다. C은행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 무산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나항공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면서 향후 유동성 위기시 자금지원을 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지원 가능성에 대해 채권은행간 의견이 엇갈렸다.
A은행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견을 전제로 "일시적으로 자금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다만 자금조달과 관련해 아시아나하공의 구체적이고 현실 가능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C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신규 대출은 사실상 어렵다"며 "불확실성이 큰 회사에 대한 신규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비교해 여신심사를 까다롭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적정' 감사의견으로 재무제표가 확정된 만큼 자금지원 필요성 등을 면밀히 살핀 후 채권단 회의를 소집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재무제표가 확정된 만큼 부족자금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채권단 회의를 통해 자금지원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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