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자산운용이 지난해 청산했던 코스닥벤처펀드(이하 코벤펀드)를 다시 설정했다. 작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무리해서 운용요건을 맞추지 않았다 올해 코스닥시장 상황이 양호해지자 코벤펀드를 새롭게 내놓았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운용은 최근 '온 플러스 코스닥벤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설정했다. 설정규모는 5억원이며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는 NH투자증권이 맡는다.
온운용이 코벤펀드를 설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온운용은 작년 5월 '온 코스닥벤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펀드는 작년 10월에 청산됐다. 해당 펀드로 투자한 벤처 기업공개(IPO) 과정까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펀드 청산과 이번 신규 펀드 재설정이 가능했다.
온운용은 작년 코스닥 시장 불황을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코벤펀드를 운용하지 않았다. 코벤펀드는 펀드 재산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고, 35%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상장 중소·중견 기업 주식·전환사채(CB) 등에 투자해야 한다. 온운용은 적당한 투자처가 없다고 판단해 펀드 운용 요건을 일부러 채우지 않았다. 1호 펀드 청산 당시 설정액도 1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온운용 관계자는 "당시엔 제약조건이 많아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아서 코벤펀드라고도 할 수 없었다"며 "지금은 정식으로 벤처기업 주식도 담고 좋은 조건의 IPO가 기대되는 투자처를 찾게 돼서 코벤펀드를 다시 설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운용업계에서 코벤펀드는 지난해 큰 화두였다. 작년 4월 금융당국은 투자금액 중 3000만원까지 10% 소득공제 세제혜택을 보장하고, 운용사에는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 30% 우선 배정 요건을 내세우며 초기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코벤펀드가 활발하게 설정되면서 벤처기업 신주 편입 요건 충족을 위해 운용사들은 편입 종목을 섣부르게 결정했고, 하방이 취약한 종목을 편입하는 등 성급한 투자가 이뤄졌다. 또 코벤펀드로 3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자 이는 코스닥 상장사 메자닌 발행을 부추겼고, 풋옵션이 없거나 제로쿠폰인 CB도 다수 발행됐다.
이에 코벤펀드 운용 실적은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으로 '디에스 Quattro.A 코스닥벤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등 1500억원대 코벤펀드를 운용중인 디에스운용 펀드들도 지난해 상반기 설정 이후 여전히 마이너스(-)대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너도나도 코벤펀드 내 벤처기업들 CB 물량을 담을 때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았던 온운용이 오히려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며 "IPO 혜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청산 후 새로운 전략으로 재설정한 것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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