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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연기 이랜드리테일, FI들과 결별 수순 현금+담보대출로 상환재원 마련…자사주로 매입

진현우 기자공개 2019-04-26 08:14:02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계획을 연기한 이랜드리테일이 오는 6월까지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겠다는 결의안을 최근 이사회에 상정해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년 6개월간 이어진 FI들과의 전략적 동거를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와 프랙시스캐피탈, 큐캐피탈 등 여섯 곳의 FI들이 보유한 지분에 콜옵션을 행사해 자사주 형태로 매입키로 내부 의사결정을 모두 마쳤다. 기존 계약서상 매입조건에 따라 FI 컨소시엄에 갚아줘야 하는 투자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4750억원 가량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보유중인 현금성자산과 부동산 담보대출 형태의 론(Loan)을 일으켜 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4년 매출액 2조원을 넘어선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5년간 평균 영업이익 19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683억원, 당기순이익은 1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 그간 이랜드리테일은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형태의 투자를 받은 이후, 자본적 지출(Capex)과 계열사 간 자금 대여가 막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활용하지 못했다. 그렇게 쌓인 현금성자산은 작년 결산 기준으로 4120억원에 달한다. 2년 전 830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이듬해 215% 늘더니, 올해엔 57% 더 쌓인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당초 IPO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이랜드월드로부터 빌려준 차입금 2110억원을 돌려받아야 했다. 상장회사는 주요 주주와 특수관계자에 신용공여를 제공할 수 없다는 상법 제542조1항에 의거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랜드리테일의 위법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랜드월드도 대여금을 갚기 위해 케이스위스(K-SWISS) 매각작업에 나섰다.

다만 최근 IPO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랜드리테일은 IPO 흥행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FI들과 약속한 상장 일정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기보다 FI들의 투자금 회수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한편, 프리IPO 투자로 이랜드리테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FI는 △큐리어스(19.5%) △프랙시스캐피탈(13.2%) △큐캐피탈(8.8%) △동부증권(4.7%) △엔베스터(4.2%) △한국투자파트너스(3%) 등이다. 이들은 이랜드리테일이 약속한 기한 내에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매입해 줄 것을 투자 조건으로 내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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