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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신금투 유증 시점 늦추나 사전 안건설명 진행…사외이사 기류 변화·자본여력 부담 등 영향

안경주 기자공개 2019-05-07 10:01:02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금융투자(신금투) 자본확충에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지만 당장 추진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당초 이달 예상됐던 신한금융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사외이사들이 출자여력 감소 등 신한금융의 자본 부담 확대를 이유로 신금투 유증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데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지만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이 분위기 변화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올해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사전 안건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9일과 1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6000억원 규모의 신금투 유상증자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기류가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금투 유증을 위한 신한금융의 출자안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금투 유증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사전에 안건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사외이사들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신금투가 연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무난하게 유증안이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증 규모 역시 6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신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259억원으로 초대형 IB의 기준에서 5800억원 부족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당초 내부 재원을 활용해 신금투의 유증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지주사 배당만으로도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다른 관계자는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최소화하고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금을 활용해 유증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회 안건 상정을 위해 사외이사들과 사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최근 잇단 M&A로 출자 여력이 감소하면서 신한금융의 자본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를 들어 신금투 유증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오렌지라이프생명, 아시아신탁 등 최근 연이은 대형 인수합병(M&A)로 인해 신한금융의 올 3월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7%까지 올라갔다. 이는 금융당국 기준치(130%)에 근접한데다 신한금융의 출자 여력도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달 중으로 IMM PE를 통한 전환우선주 발행이 완료되면 신한금융의 출자 여력은 1조원으로 확대된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24% 가량으로 떨어진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출자 여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신금투 유증에 참여를 하면 신한금융의 자본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사외이사들이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금투 유증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 확대에 수년간 신금투의 기여도가 낮은 탓이다. 예컨대 신금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13억원으로, 금융그룹(3조156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 수준이다. 이마저도 올해 1분기 소폭 떨어졌다. 올 1분기 신금투 당기순이익은 708억원으로 금융그룹(9184억원)의 7.7%에 그쳤다.

이 관계자는 "신금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대형 IB로 발돋움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급하게 추진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금융당국의 규제 탓에 신한카드의 성장이 제한적이란 점에서 신금투의 역할이 중요해 진 것은 맞지만 여전히 유증 효과에 대해선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사외이사 구성이 바뀐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의 사정에 아직 밝지 않아 사전 설명을 통해 안건을 협의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탓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관료 출신인 이윤재 전 코레이(KorEI) 대표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글로벌 투자금융(IB) 전문가인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 국제법 석학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본시장 상황에 밝은 사외이사들이 참여를 하면서 신금투 경쟁력 강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신금투 유증 계획 자체가 무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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