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준, 알에프텍 인수…뿌리까지 바뀐다 [오너십 시프트]①'마스크팩+모바일 부품' 랑데부, 경영진 물갈이 신사업 예고
박창현 기자공개 2019-05-08 07:48:02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7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크팩과 모바일 부가제품, 전혀 다른 사업군을 영위하던 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하나로 만났다. 제이준코스메틱과 알에프텍의 이야기다. 제이준코스메틱은 블랙 물광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코스메틱 전문 업체다. 중국 현지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마스크팩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알에프텍은 휴대폰 충전기와 케이블, 안테나 제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IT 주변기기 제조업체다.접점을 찾아볼 수 없는 두 기업은 지난해 한 식구가 됐다. 제이준코스메틱이 알에프텍 창업자들의 경영권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알에프텍은 한양대학교 출신 선·후배인 차정운 회장과 정혁진 부회장이 1995년 세운 기업이다.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후로도 두 창업자가 똑같이 10.42%의 지분을 보유, 공동 경영을 펼쳤다.
작년 말 수 십년간 공고히 유지돼왔던 알에프텍 지배구조도 요동쳤다. 먼저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알에프텍 주식 198만여주(10.42%)를 전량 제이준코스메틱에 팔았다. 주당 1만원 씩, 총 198억원 규모로 거래가 이뤄졌다. 계약 체결일 시가(5560원) 기준으로 약 2배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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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 차 회장도 보유 지분 대부분을 넘겼다. 차 회장은 갖고 있던 198만여주 가운데 180만주(9.33%)를 양도했다. 주당 거래 가격은 정 부회장 때보다 높은 1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 거래로 차 회장은 단숨에 234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창업자들 지분을 사실상 싹쓸이한 제이준코스메틱은 단숨에 알에프텍 최대주주(378만여주, 19.63%)로 올라섰다.
제이준코스메틱 품에 안긴 알에프텍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먼저 주주 총회를 통해 신규 사업 목적을 대거 추가했다. △의약품 관련 및 기술 및 제품 제조업, △화장품 소재 및 첨가물 제조업, △성형관련 제제의 개발, 제조, 판매, 수출입업 △미용기기와 미용관련용품 도·소매업 등이 대표적이다.
알에프텍은 IT 주변기기 제조사업을 하고 있지만 성장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2016년 3219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이듬해와 지난해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500억원 벽이 무너졌다. 시장 자체도 성숙기에 접어든 탓에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2%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새주인인 제이준코스메틱이 알에프텍을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위한 첨병으로 삼기 위해 사전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진 물갈이도 진행됐다. 제이준코스메틱을 이끌고 있는 이진형 대표는 경영권 확보와 동시에 알에프텍 대표 자리도 꿰찼다. 또 남궁헌 티케프라이빗에쿼티 대표와 반재상 서울대 교수, 김성택 연세대 교수 등도 등기임원으로 새롭게 선임됐다. 제이준코스메틱 체제에 맞춰 이사진도 새롭게 구성된 모습이다.
제이준코스메틱은 M&A 직후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도 받았다. 이 자금을 알에프텍 변신을 위한 밑천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알에프텍이 LED 사업도 영위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영역인 'LED 마스크 사업' 진출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제이준코스메틱 관계자는 "올 3월 관련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알에프텍 최대주주로 등극했다"며 "신규 사업 추진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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