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 잃어버린 3년]새 수장 홍종성 대표, 과거 영광 재현할까③조직 쇄신·내부 통합 숙제…젊은 리더십 '시험대'
진현우 기자공개 2019-05-21 08:03:55
[편집자주]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줬던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태가 발생한 지 3년여가 흘렀다. 그 사이 신외감법을 비롯해 회계업계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회계 투명성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지만 이슈의 중심이었던 딜로이트안진은 여전히 혹독한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다. 지난 3년간 딜로이트안진 내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총 네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0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로이트안진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홍종성 대표(사진)가 공식 업무에 돌입한지 어느새 두 달여가 흘렀다. 홍종성 대표는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나누며 스킨십 빈도를 늘려가는 모양새다. 주어진 3년의 임기동안 조직 쇄신과 내부 통합의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미래 청사진에 대한 고민으로 심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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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호 전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뒤이어 출범한 이정희 대표도 임기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대표 자리를 내려놓았다. 당초 3년 임기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연임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한 만큼, 이정희 대표가 돌연 사퇴한 배경을 두고는 다양한 추측성 소문들로 무성했다.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 트라우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만큼, 홍종성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홍종성 대표의 젊은 리더십이 딜로이트안진의 분위기 전환과 회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87학번인 홍종성 대표는 빅4 회계법인을 통틀어 가장 젊은 CEO로 알려져 있다.
최근 직원들과 화상 채팅을 통해 건의사항을 직접 수렴한 뒤 다음 날 바로 피드백을 줬던 일화는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향상시키려는 세심한 배려로 평가된다. 이 자리에선 근무환경과 관련된 출퇴근시간 유연화, 안식월 제도, 직장어린이집 운영 등의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종성 대표는 1991년 입사해 30년 가까운 세월을 줄곧 딜로이트안진에서 보낸 인물이다. 그만큼 회사가 처한 현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발생했던 함종호 대표 시절에는 재무자문본부 리더로, 전임자였던 이정희 대표 시절에는 '딜로이트안진 사후관리위원장'으로 늘 핵심 요직에 자리해왔다.
이는 회사 내부 임직원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직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만큼, 홍종성 대표는 추락한 딜로이트안진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한 내부 통합과 조직 쇄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조성된 셈이다.
홍 대표는 우선 내부 통합을 위한 노력부터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회계사 숫자에서 처음으로 EY한영에 밀렸다. 인적 자원이 조직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회계법인 특성을 감안할 때 가볍게 지나칠 사안은 아니다. 더욱이 작년 초부터 시작된 세무자문본부의 인력 유출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세무팀은 김앤장과 탑티어를 이룰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은 부서였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딜로이트안진의 인력 이탈은 개인적 커리어를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에 따른 불안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며 "3년 전 일어났던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여진이 이어지는 만큼, 아직 남아있는 민사소송을 잘 해결하고 직원들의 로열티를 확보하는 게 홍종성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밝혔다.
조직개편은 취임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홍종성 대표는 재무자문본부(FA·Financial Advisory)의 편제를 인수합병(M&A)과 REI(부동산·인프라), 포렌직(Forensic)으로 슬림화시켰다. FA리더로 선임된 길기완 전무가 있었던 구조조정(Restructuring Services) 그룹은 M&A그룹에 새롭게 편입됐다.
M&A그룹은 딜 소싱을 전담하는 1팀과 재무실사에 초점이 맞춰진 2팀·3팀, 밸류에이션(VS)팀 등이 있다. 홍종성 대표는 M&A그룹에 속한 부서들의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운영의 유연함을 가져간다는 복안이다. 물론 이에 앞서 홍종성 대표도 스스로 성과지표(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설정해 실행할 것을 공언했다.
딜로이트안진 재건을 목표로 출범한 홍종성 대표가 주어진 3년의 임기동안 잃어버린 3년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나아가 홍종성 대표의 개혁은 딜로이트 글로벌과의 관계 재정립에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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