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의 고백, 비즈니스사회성과 '마이너스 1.2조' 전기차 배터리로 사회적성과 플러스 전환 노려, 폐배터리 재활용 방안도 계획
김성진 기자공개 2019-05-22 08:34:0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2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1조원 규모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선다. SK그룹 자체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재무적 가치와 함께 매년 평가하기로 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핵심사업인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재활용 사업으로 오염물질 배출이라는 부정요소를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SK그룹은 21일 새로운 경영전략인 '사회적 가치'를 점수화 시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올해부터 시행 및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룹 계열사들이 환경 등의 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재무적 성과와 함께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배당·납세) △비즈니스 사회성과(환경·사회·거버넌스)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세가지 영역으로 나눠 공개한다.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사회적 가치 성과를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경제간접 기여성과로 2조324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로 49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비즈니스 사회성과로는 마이너스(-) 1조1884억원을 나타냈다. 친환경 제품 부문에서 1909억원, 사회 부문에서는 483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측정됐지만, 제품 생산 공정에서 1조4276억원의 손실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이 비즈니스 사회성과에서 1조원이 넘는 마이너스 수치를 보인 데는 석유화학업종 특성이 반영됐다. 석유산업은 정제 과정에서 폐수와 미세먼지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화학산업도 마찬가지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폐가스와 폐수 발생이 불가피하다. SK이노베이션은 기본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업종의 핸디캡을 끼고 환경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마이너스 수치를 보이는 비즈니스 사회성과를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꼽은 방안은 바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신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 환경가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전기차 1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07g/㎞로, 내연기관차 201g/㎞과 비교해 47%의 온실가스 감소 효과를 발휘한다. 전기차 1대당 연간 온실가스 감소량은 1.1톤에 달하며, 사회적 가치는 11만원으로 추산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친환경 에너지원 사용 확대와 묶어 오는 2020년에는 10억, 2025년에는 1500억원, 2030년 600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만 노리는 것은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를 이용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 계획을 밝혔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 등 원재료를 회수해 이를 다시 배터리 생산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반납→원소재 회수→배터리 생산→전기차 생산'이라는 선순환 생태계를 꾸릴 방침이다. 현재까지 폐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구체적 사업 모델이 없는 상황이라, 신기술을 통한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새로운 환경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기존 석유, 화학, 윤활유 부문에서도 환경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활유 부문에서는 저점도 특성을 가진 고급 윤활기유로 2.0% 연비 개선을 실현했고, 플라스틱 부문에서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부품 무게를 줄여 연비를 2.8% 개선했다. 또 아스팔트 사업 부문에서는 친환경 공법을 적용해 유해물질을 30% 감소시켰다.
이를통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각 부문별 각각 1315억원, 45억원, 7억원의 환경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제품 생산 공정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 생산을 늘려 2040년 이후에는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완전히 상쇄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요시하는 배경에는 경제적 이익만을 노려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현대 소비자들이 제품 소비에 있어 사회적 가치를 주요 잣대로 삼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 이익 창출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이형희 SK수펙스 사회적가치(SV) 위원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은 쉽게 말하면 착하게 돈벌기라고 보면 된다"며 "단순히 사회적 공헌이 아닌 경영의 한 전략이고 이는 결국 경제적 가치를 균형 있게 보는 우리의 관점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측정 결과는 지금까지 우리의 사업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며 "이를 기준점으로 삼고 꾸준히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SK그룹 인사 풍향계]'그림자 참모' 있는 곳엔 굵직한 변화…다음 행보는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브라질 여파' 포스코이앤씨, 포트폴리오 전환 '타개책'
- '유임'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신사업 성장세 복구 '관건'
- LG이노텍 인사, 주력 광학솔루션사업 힘싣기 '선명'
- 네이버 크림, 인도네시아 추가 투자 '글로벌 확장 가속'
- LGD 인사 키워드 '안정', 다음 기약한 정철동 사장
- '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SK키파운드리, 가동률 70%↑
- LGU+, 1970년생 부사장 탄생 'AX강화 주목'
- LGU+, 새 사령탑에 홍범식 'AI 조직 확장 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