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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다른 신금투 기대하는 신한금융 사업계획 승인 이후 주금납입…반기마다 이행점검

안경주 기자공개 2019-05-30 10:24:32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8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당초 예정된 신한금융투자(신금투)에 대한 출자 일정을 늦춘 이유는 뭘까. 신한금융과 신금투는 일정 조율 과정의 일환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신한금융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금투에 대한 신뢰 부족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두 차례 유상증자에도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던 만큼 철저한 사업계획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그룹내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를 감안하면 신금투 사업계획이 지주사의 승인을 받는 시점에서 유상증자 작업도 최종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금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유상증자 일정을 변경한다. 당초 주주 대상 청약일을 6월 4일로, 신주권 교부 예정일을 같은 달 19일로 명시했지만 '올해 하반기'로 미룰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신금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사업계획 승인 이후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당초 예정됐던 주금납입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여 유상증자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금투 유상증자 일정도 확정하지 않기로 했다. 신금투의 사업계획 승인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탓이다. 이 관계자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며 "신금투 사업계획이 확정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신금투 출자에 앞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요구하는 배경으로는 신뢰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과거 신금투에 대한 두 차례 유상증자에도 불구하면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이 과정에서 자본활용 및 사업계획 조차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2007년 1차 유상증자 대금은 어떻게 사용됐는지 모르고 사라졌고, 2016년 2차 유상증자로 덩치를 키우면서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었고 자본활용 등의 측면에서도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세번째 유상증자에 앞서 사업계획을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007년과 2016년에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을 신금투에 출자했다. 신한금융이 신금투에 영업실적 개선보다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계획 수립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의 사업계획과 성장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로 (신금투에) 사업계획 수립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그동안 당연한 일들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단순히 자금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담겼다. 이는 조 회장의 조직운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조 회장은 계열사들이 따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목표 달성을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연이은 인수합병(M&A)에 따른 자본부담 확대와 오렌지라이프생명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을 고려할 때 6600억원 규모의 신금투 출자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됐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신한금융은 투자에 대한 효율화를 꾀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신금투의 조직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과거 신금투 사장으로 은행 출신 인사들이 내려오면서 타이트한 조직운영이 되지 못했다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새로운 신금투를 만들어야하는 김병철 사장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앞으로 신한금융은 6개월(반기)마다 신금투의 사업계획에 대한 이행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MOU에도 포함된 내용이지만 신금투 사업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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