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캐피탈의 변모, 캐피탈사 본모습 드러낸다 이구범·이만희 미래에셋 핵심인력 투입...자산 5조 목전
조세훈 기자공개 2019-06-28 09:16:49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5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최근 신사업 진출에 선제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해 네이버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온라인쇼핑몰 판매자를 대상으로 선정산 서비스(퀵 에스크로)를 출시했으며 취급불가 상품으로 지목된 육류담보대출 시장도 안정장치 마련 후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동남아 유니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그룹의 벤처투자 운용도 맡고 있다. 3년 새 그룹 내 핵심인력을 전진 배치해 '회사 DNA'를 완전히 탈바꿈한 결과물이다. 이제는 '무늬만 캐피탈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통해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그간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그룹의 지주회사 역할만 부각됐을 뿐 캐피탈사로서는 존재감이 없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캐피탈 → 미래에셋대우 → 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다. 2017년 이전까지 종속·관계기업 지분이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본연의 캐피탈업 자산은 1000억원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총자산(별도 재무제표 기준) 대비 자회사 지분가치 비율을 50% 넘기면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하는 강제 규정이 미래에셋캐피탈의 변화를 추동했다.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는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을 키워야 지주회사 전환을 피할 수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3년 전부터 본격적인 영업 확대에 나선 이유다.
◇그룹사 연계영업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룹사의 인력을 대거 수혈하며 투자금융에 국한된 사업 영역을 다변화했다. 사업영역 확장을 위해 지난 2016년 8월 이구범 전 부동산114 대표이사를 투자금융총괄 대표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과거 미래에셋증권 IB부문장, 투자금융사업부 대표를 역임한 IB 전문가다. 주요 임원 역시 전원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출신이다. 이와 맞물려 오토금융본부와 신성장투자본부를 신설하고 투자금융부문을 확장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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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할부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 2016년 11월 당시 도이치파이낸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 투자를 계기로 도이치모터스 및 도이치파이낸셜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할부금융업의 기반을 다졌다. 같은 해 말 영업을 시작해 2019년 3월 말 할부리스자산은 3855억원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그룹사의 연계영업을 강화해 캐피탈 본연의 영업력을 확대했다. 2017년부터는 미래에셋대우의 연계를 통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 첫해 1211억원이던 부동산PF 자산은 올해 3월말에는 4752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PF를 제외한 기업대출 역시 4752억원에서 1조2741억원으로 급증했다. 연계영업 효과로 지금까지 기업금융 부실이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투자금융도 그룹사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가 주요투자자로 참여하는 동아시아 유니콘 기업 투자의 운용(GP)을 맡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캐피탈이 GP를 맡고 있는 곳은 중국 차량공유기업인 디디추싱(2800억원), 동남아 승차공유회사 그랩(1680억원), 베트남 2위 제약회사 트라파코(900억원)에 투자한 펀드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미래에셋캐피탈은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운용 역량을 인정받아 펀드의 운용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스탁론, 주식담보대출, 임대차보증금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가계대출 자산은 2017년 19억원에 불과했지만, 스탁론이 1000억원 규모로 올라서는 등 지난해에만 가계대출 영업자산이 250배 증가한 47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통' 이만희 대표 투입…리테일금융, 신사업 확대 속도낼 듯
지난해 12월에는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인 이만희 미래에셋증권 부사장이 미래에셋캐피탈 경영혁신 총괄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개인여신금융과 리스할부금융 확대라는 특명을 받았다. 지난 2년간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기업대출 분야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탓이다. 올해 3월말 기준 미래에셋캐피탈 영업자산은 기업대출 66%, 가계대출 15.9%, 할부리스 14.5%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늦어도 3년 내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 포트폴리오를 5 대 5로 맞추고 중장기적으로는 4 대 6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작업을 수행할 해결사로 이 사장을 투입한 것이다.
이 대표 선임 후 신사업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리테일 분야 확대를 위해 지난 4월부터 네이버와 공동으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퀵 에스크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퀵 에스크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중의 하나인 결제대금 지급을 10일 이상 앞당겨 주는 금융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만큼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에는 육류담보대출 영업에 뛰어들었다. 육류담보대출은 2016년 12월 6000억원 규모의 사기대출사건이 터진 후 시장에서 거의 취급하지 않은 상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역발상'을 통해 8000억원 규모의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DB손보와 동산저당권료 권리보험을 만드는 등 철저한 준비로 시장 진출이란 실리적 이득과 함께 영세 상공인에게 동산담보 금융을 제공하는 명분도 얻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올해 1분기 5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자산도 5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완전한 캐피탈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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