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재매각]웅진 학습효과, 인수금융시장에 영향줄까'과도한 레버리지 수준' 경계감 올라갈 듯
한희연 기자공개 2019-06-28 08:12:4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현 웅진코웨이) 인수 3개월만에 재매각을 결정하자 업계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웅진이 코웨이를 MBK파트너스로부터 사올 당시부터 인수금액 대부분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한 측면에 커 현실성이 떨어진 딜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이 상당부분의 재무부담을 책임지기로 통큰 베팅을 하면서 당장 딜은 성사됐지만 '내 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매각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었다. 조 단위 규모의 인수가 3개월만에 번복된 이번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희대의 해프닝이라고 놀라면서도 향후 이뤄질 다른 딜에도 불똥이 튈까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웅진그룹은 27일 코웨이를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내 놓는다고 밝혔다. 지난 3월 MBK파트너스에 잔금을 치르면서 6년만에 되찾은 코웨이를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토해내는 셈이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는 통상을 넘어서는 수준의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이뤄진 측면이 커 당시에도 시장 참여자들이 주시하는 딜이었다. 인수금액은 1조6800억원이었는데 1조5000억원이 인수금융과 전환사채(CB)발행 등을 통한 외부자금으로 이뤄졌다. 사실상 웅진그룹의 자금은 인수금액의 10%도 안되게 투입된 셈이다. 인수구조가 밝혀 졌을 때 정말 실현 가능한 구조인지에 대해 여러 의구심이 나왔으나, 결국 딜은 성사되고 웅진그룹은 6년만에 코웨이를 품에 안았다.
코웨이를 재매각을 결정한 표면적 이유는 웅진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외부차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당장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를 끄기 위해 6년만에 되찾은 회사를 석달만에 다시 매각해 그룹을 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번 재매각의 의사결정은 한국투자증권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FI의 딜이라 불릴 만큼 인수금액의 대부분을 대 준 한국투자증권이 예상대로 셀다운이 되지 않자 차입을 제공할 당시 설계했던 안전장치를 가동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는 얘기다.
한투가 제공한 1조6000억원 중 1조1000억원의 인수금융은 이미 셀다운이 완료됐다. 문제는 5000억원의 웅진씽크빅 CB 매입용 프로젝트 펀드다. 당초 계획으론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주도로 펀딩을 해 이 부분을 충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펀딩이 진행되지 않아 총액인수한 상황이 장기화되자 문제가 터졌다. 그 사이 웅진의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한투로서는 부담이 커지게 됐다. 결국 재매각 카드를 꺼낸 것도 버티다 못한 FI의 마지막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수금융'이라고 불리우는 M&A 자금조달 방편은 그동안 대규모 M&A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시장의 윤활유 역할을 해 왔다. 은행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던 인수금융은 최근 몇년간 대형 IB를 표방하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신규 인수금융 뿐 아니라 리파이낸싱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며 전체적인 파이가 커진 셈이다.
시장 규모가 커진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금융기관 간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금리 등을 더 좋게 제시하거나 화끈한 총액인수를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미는 사례도 늘었다. 웅진의 코웨이 인수 건도 '코웨이'자체의 회사 성장성이나 수익성은 상당히 좋게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투 입장에서는 충분히 베팅할 만한 딜이라 평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웅진에너지 법정관리 등 인수기업 자체의 상황이 급변하며 한투의 베팅은 난제로 남게 됐다. 전례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금융시장에서 이번 웅진의 코웨이 재매각 상황은 '웅진 학습효과'로 기록이 남아 앞으로 딜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시도하는 M&A 딜에 대해서는 자금을 대는 입장에서 더욱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M&A시장이 과열되면서 적은 돈으로도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수를 하는 사례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져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웅진의 사례로 인해 경계의 수위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인수금융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코웨이 재매각은 그 동안 과도하게 펼쳐졌던 인수금융 경쟁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며 "향후 진행될 대형 딜에서 금융기관별로 뎁 파이낸싱(Debt Financing)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