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덫 걸린 면세점 생존전략]신세계면세점, 성장엔진 재가동 어떻게?③국내 한정된 사업, 매출 타격 불가피…해외 진출 시동 켜나
김선호 기자공개 2019-07-03 11:04:21
[편집자주]
관세청이 면세품 국내 불법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 인도를 단계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중국 보따리상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면세점 중국인 매출 14조원 중 80% 이상이 보따리상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면세사업자의 위기 정도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면세점이 관세청의 '현장인도' 제한 정책으로 외형확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인천공항 면세사업 확장으로 한숨을 돌리긴 했으나 강남점 출혈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지난해 매출(거래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명동점이 오픈하기 이전인 2015년까지 5%(3511억원)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3년만에 16%(3조337억원)로 치솟았다. 국내 면세사업자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매출 신장과 인천공항점 사업 확장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다만 작년 7월 오픈한 강남점에서 출혈이 지속돼 올해 1분기 신세계디에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236억원)대비 46.6% 하락한 12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관세청이 '현장인도' 제한이 강화됨에 따라 미래 성장 가능성도 더 불투명해진 상황에 놓였다.
◇직격타 맞는 '아픈 손가락'
국내 주요 면세사업자(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중 신세계면세점만 해외 사업이 없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관세청 현장인도 제한으로 인해 국내 면세점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자 해외 사업 확장으로 매출 방어전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면세사업에 집중돼 있는 탓에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에 아직 안착하지 못한 신세계면세점의 '아픈 손가락' 강남점의 출혈이 장기화돼 실적 개선이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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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은 2016년 명동점 오픈 후에도 같은 해 신규 추가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해 외형확장에 힘을 가했다. 그러나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금한령' 조치가 본격화돼 신세계면세점은 강남점 오픈을 1년 넘게 연기했다. 작년 7월에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모습을 드러낸 이유다.
신세계면세점은 사드 한파가 남아 있는 가운데 강남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중국 보따리상 유치에 힘을 가했다. 지난해 (7~12월) 1782억원이던 강남점 매출을 올해 1분기에만 1138억원 매출로 끌어올렸다. 다만 보따리상 유치 경쟁으로 인한 출혈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와중에 최근 관세청 '현장인도' 제한으로 시내면세점 매출 하락 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강남점 출혈에 매출 하락까지 겹쳐 신세계면세점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작년 인천공항 면세사업을 확장함에 따라 시내점의 비중 매출이 73%로 낮아지긴 했으나 공항점은 임대료 부담이 신세계면세점의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주요 수익원인 시내면세점에서 매출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신세계면세점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해외 진출 언제쯤 이뤄질까
신세계면세점은 외형확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 입찰 당시에도 현장 사업설명회에 참가했으나 현지 사업자(에버리치 등)의 아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내부에서 입찰 카드를 접었다. 이외에 다양한 해외 지역으로 면세사업 진출을 검토했으나 수익성이 맞지 않아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면세사업에 타격이 불기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신세계면세점의 해외 진출 '엔진'에 힘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에는 올해 8월 4일까지 입찰 서류를 제출해야 되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담배·주류 매장에 신세계면세점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사업에 한정된 외형확장책에 제동이 걸린 만큼 해외 진출로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2017년 매출은 약 18억4999만달러다. 세계 공항 면세점 매출 중 3번째 순위다. 신세계면세점으로서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입성에 다소 출혈이 있더라도 국내 시내점 매출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주요한 기회로 여겨진다. 입찰에 성공할 시 해외 사업 운영경험을 쌓아 해외 사업 확장에 가속도를 낼수 있는 발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이 해외 사업 진출에 힘을 싣더라도 당장에는 명동점 매출 상승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상승한 5560억원이다. 올해 10월에는 루이비통, 샤넬에 이어 에르메스 매장을 오픈할 계획으로 3대 명품 브랜드를 품에 안게 됐다. 명동점은 현장인도가 제한되더라도 다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로 매출 하락을 방어할 여건을 갖춘 셈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사업에선 보따리상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장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도 지속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장인도 제한 강화에 따른 시장구조 변화나 매출 영향정도를 예의주시해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중국 금융권 최초로 신세계면세점 전용 카드를 만드는 등 VIP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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