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WM 매트릭스' 신설 배경은 상품 다변화·복합점포 신설 '기틀 마련'…증권사 인수 '선결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19-07-02 08:15:1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그룹 자산관리(WM)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WM 총괄 조직을 신설했다. 2014년 옛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WM 비즈니스에 드라이브를 다시 걸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그룹 차원의 협업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향후 WM총괄을 중심으로 상품 다변화와 복합점포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WM 비즈니스 반등 신호탄 '매트릭스'
우리금융지주에 소속된 WM총괄은 우리은행 WM그룹장을 겸직한다. WM총괄 직속 WM기획부장 자리는 우리은행 WM전략부장이 겸하는 구조다. 여기에 우리종합금융, 우리카드 WM 관련 부서가 추가돼 매트릭스 조직을 꾸린다. 하반기 일부 임원의 보직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통상 임원 인사가 연말에 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장(부행장보)이 WM총괄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은행 WM그룹은 다소 이른 WM총괄 출범에 놀란 분위기다. 당초 증권사, 보험사 등이 인수된 후에야 총괄 체제가 구축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이자수익 강화 차원에서 WM그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WM 매트릭스 GPS(Global Product Solution)그룹 신설을 검토 중인 신한금융그룹 등의 행보를 감안해 트렌드를 반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그룹 차원에서 WM 사업을 논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황영기 전 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가 은행-증권 복합점포였다. 황 회장은 취임 이듬해 자산가 특화 점포 강남투체어스(Two Chairs)센터를 신설해 은행-증권 간 시너지 효과를 도모했다. 당시 우리은행 본사 PB사업단에 몸담으며 복합점포 관련 사업을 맡았던 인물이 현 정채봉 영업부문장이다. 황 전 회장이 삼성증권에서 영입한 박승안 TC프리미엄강남센터장은 15년째 센터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그룹의 WM 비즈니스는 지난 2014년 옛 우리투자증권을 NH농협증권(현 NH투자증권)에 매각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한 센터에서 브로커리지를 비롯한 증권사 금융상품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에서 다른 금융그룹에 뒤처졌고 자산관리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했다. 정 부행장 취임 후 방카슈랑스,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로 비이자수익이 약진하긴 했지만 상품, 인력 부족 한계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WM총괄이 자리잡으면 우리금융그룹 WM 사업이 다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최근 헤지펀드 판매를 늘리는 등 채권형펀드에 쏠렸던 상품 외연을 넓히는 데 한창이다. 아울러 고액자산가 전용 점포 TC프리미엄센터를 추가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관련 전략을 WM총괄이 진두지휘하면 그룹사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게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 차원에서 WM총괄 조직을 만든 건 우리은행 WM그룹에 힘을 실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그룹사와 심도있는 시너지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상품개발 시너지 '극대화', 복합점포 청사진 마련
우리금융그룹 WM총괄의 역할이 분명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자산관리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증권사가 아직 없어 상품 다변화와 복함점포 출범 전략을 구체화할 수 없다. 우리종합금융이 있긴 하지만 종합금융사라 상품과 점포 확대에 한계가 있다.
우리은행 WM그룹은 최근 우리종합금융과 대출채권 유동화 상품 출시를 논의 중이다. 이처럼 WM총괄이 중심이 돼 상품 관련 협의체가 꾸려지면 협업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카드 이용 고객 중 고액자산가를 우리은행 WM그룹과 연결짓는 역할을 한다.
복합점포는 현재 우리은행이 신설하고 있는 TC프리미엄센터를 중심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TC프리미엄센터는 3억원 이상 자산가 만이 사용할 수 있는 PB센터로 현재 강남, 잠실, 부산 등 3곳에 위치해 있다. 본사에는 패밀리오피스가 들어서 있다. 이 4곳이 우리금융그룹 자산관리의 핵심 기능을 맡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복합점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증권사, 보험사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WM총괄이 구체적인 자산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우리은행 WM그룹이 주축이 돼 상품과 점포 전략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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