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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베트남 크로스보더 1兆 베팅 배경은 은행업 성장가능성 주목, 해외 영업력 강화… 주가 업사이드 기대

진현우 기자공개 2019-07-24 09:3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소수지분(Minority) 인수를 통해 노린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선 하나은행은 오는 2024년까지 글로벌 수익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중·장기 목표 실행에, BIDV는 내년에 도입되는 바젤2 규제준수를 위한 선제적인 자본 확충에 포석을 뒀다는 평가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BIDV가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이 이번 거래로 취득하게 될 지분율은 15%로, 이는 베트남중앙은행(SBV)에 이은 2대주주에 해당하는 수치다. 베트남중앙은행의 BIDV 보유 지분율은 95.3%에서 81%로 희석된다.

하나은행이 1조원 넘는 인수대금을 BIDV에 베팅한 배경엔 베트남 은행업의 성장 가능성이 우선 손꼽힌다. 2017년 기준 15세 이상 베트남 인구의 은행 계좌보유율(Banked Population)은 34%다. 주변국인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각각 77%, 71%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다만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계좌보유율은 점차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방카슈랑스, 은행업무 서비스 등 비이자이익 부문의 업사이드도 열려 있는 셈이다.

안정적으로 부실채권(NPL)을 처분·관리할 수 있게 된 점도 BIDV 인수를 앞당기는 요인이었다. 베트남은 지난 2012년 베트남 자산관리공단(VAMC)을 설립했지만, 재무 건전성이 떨어지는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부실채권 관리엔 미흡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국회결의 42로 은행들의 담보 압류절차가 용이해져 충당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BIDV가 베트남 전역에 구축해 놓은 영업망도 하나은행이 눈독을 들일 만한 투자 포인트였다. BIDV는 190개 지점과 853개 사무소, 5만8000개에 달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BIDV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기업금융에 편중돼 있지만, 전략적 협업을 통해 리테일금융을 확대해 나간다면 이자수익능력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베트남은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리테일금융(소매금융)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BIDV도 하나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금융과 디지털 뱅킹, 리스크관리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사업 부문에 접목시켜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 은행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바젤2를 감안해 선제적으로 자본금을 확충해야 할 니즈가 있었다. 자칫 바젤2에서 요구하는 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대출자산 확대에 제약이 생겨 초기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1957년 설립된 BIDV는 작년 말 연결기준 총자산 규모가 66조3000억원에 달한다. 자본규모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4.85%로 집계됐다. 2011년 기업공개(IPO)를 거쳐 2014년 호치민거래소(HOSE)에 상장됐다. 비엣콤 은행(Vietcom Bank), 비에틴 은행(Vietin Bank), 아그리 은행(Agri Bank)과 함께 베트남 4대 은행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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