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인도네시아 출범에 국민·농협은행 행보 관심 현지 감독당국, 국가별 포트폴리오 관리 시사… 국내은행 4개→5개, 일본 제쳐
진현우 기자공개 2019-08-27 08:22:3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이 아그리스은행(Agris Bank)과 미트라니아가은행(Mitraniaga Bank) 합병절차를 완료하고 오는 9월 개소식 준비에 한창이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과 수년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기에, 현지법인 형태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검토 중인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행보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진다.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회계법인 한 곳에 자문사 맨데이트를 부여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를 위한 태핑(사전 수요조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 파견나간 직원들도 인수대상 기업을 물색하며 힘을 쏟고 있다는 전언이다. 농협은행은 딜 소싱(발굴)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M&A 대상을 탐색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은 해외사업 비중을 2025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미얀마와 캄보디아에는 소액대출 중심의 종속기업을 두고 있고, 베트남에선 아그리뱅크(Agribank)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위한 물밑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그리뱅크는 베트남 농업·농촌지역 발전을 위해 설립된 특수 은행으로, 농협은행과 성격이 비슷하다.
인도네시아에선 지난 2014년 느가라인도네시아은행(BNI·Bank Negara Indonesia)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한국데스크 설치와 기업금융, 핀테크 등의 상호 업무교류를 진행했다. 2017년엔 현지공략의 일환으로 만디리은행(Mandiri Bank)과도 파트너십을 맺으며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포석 마련에 신중을 기울였다.
다만 최근 시중은행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현지 금융감독청(OJK)에서 국가별 포트폴리오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 법인형태로 진출한 국내 은행은 △인도네시아KEB은행 △수출입은행인니금융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우리소다라은행 등 총 네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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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의 진출이 확정되기 전엔 일본과 동률(4곳)을 이뤘지만, IBK인도네시아의 합병승인이 나면서 일본보다 한 곳 앞서게 됐다. 금융업 관계자는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모두 인도네시아를 신남방 진출 거점으로 인수합병(M&A) 카드를 고려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별로 진출 숫자를 제한하는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의 규제 시그널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지 금융감독청의 인허가 기류 변화는 KB국민은행에게도 해당된다. 국민은행은 작년 6월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Bukopin Bank)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22%)를 인수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 은행 지분을 매각한지 10년 만의 재진출이다.
국민은행의 추가 M&A작업은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사항을 보이지 않지만 내부적으론 계속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외국계 금융사가 현지은행 등을 인수할 경우 부실은행을 하나 더 인수토록 규제하고 있다. 현지은행 2개 이상을 패키지로 M&A한다는 조건 하에서만 40% 초과 지분 매입승인을 내주는 이유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반 이상의 지분(Majority)을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게 운영위험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다각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내달 영업전선에 뛰어드는 IBK인도네시아가 현지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일으킬 지각변동 뿐만 아니라 현지법인 확보에 고심하는 농협과 KB를 향한 관심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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