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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림포장 M&A]본입찰 포기 한솔제지, 전주페이퍼로 선회하나보유현금 부족 등 감안…모태기업 인수여부 주목

박시은 기자공개 2019-08-27 19:32:48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7일 1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림포장 인수전에서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 올랐던 한솔제지가 본입찰에는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한솔제지의 자금력에 비해 높은 매각가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과 곧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전주페이퍼 인수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인수·합병(M&A)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이날 마감한 태림포장 본입찰에 응찰하지 않았다. 앞서 숏리스트에 선정된 다섯 곳의 후보들 중 한솔제지와 베인캐피탈을 제외한 세아상역, 중국 샨잉(Shanying International Holdings),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세 곳이 참여했다.

한솔제지가 불참으로 가닥을 잡은 건 자체 보유현금이 부족하다는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제지의 올 2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최소 7000억원이 거론되는 태림포장 매각금액을 조달하려면 대주주인 한솔홀딩스의 지원 외에도 막대한 금융권 차입과 재무적투자자(FI) 확보가 필수인 상황이었다.

한솔제지는 삼성증권을 인수금융 주선사로 선정하고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입찰에 임해왔다.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컨소시엄 파트너습을 논의하는 등 구제척인 인수전략을 짜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측의 희망 가격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본입찰 문턱에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에서는 한솔제지가 태림포장 인수 가격으로 5000억원 이상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태림포장 인수 예상 가격으로 거론됐던 1조원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한솔제지 내부 시각이었다"며 "매도인측과 가격 갭을 극복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간 한솔제지는 인쇄용지와 백판지 중심으로 산업용지와 특수지 분야에서 사업을 벌여왔다. 태림포장 인수에 나선 건 그간 취약했던 골판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골판지 시장은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되면서 택배상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작년부터 중국 정부가 폐지 수입을 금지하면서 원가가 하락해 골판지 업계 전반적으로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국내 골판지 원지 시장 1위를 점하고 있는 태림포장을 인수하면 한솔제지는 단숨에 시장 선두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다만 한솔제지는 그간 태림포장 인수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달에는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모두를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태림포장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업계에서는 한솔제지가 전주페이퍼 인수에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전주페이퍼는 국내 신문용지 시장 1위 업체로, 한솔그룹의 모태이기도 하다. 1965년 삼성그룹이 새한제지공업을 인수한 후 전주제지로 이름을 바꿨다가 1991년 계열분리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전주제지는 한솔제지로 사명을 바꾸고 독자경영에 성공, 오늘의 한솔그룹이 됐다. 다만 경영난을 겪던 1998년 한솔그룹은 신문용지 사업부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한 신문용지 사업부가 현재 사모펀드(PEF) 운용사 모건스탠리PE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대주주로 있는 전주페이퍼다. 한솔그룹이 전주페이퍼 인수에 성공하면 매각 20여년만에 모태 기업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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