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움직이는 사람들]디즈니랜드 꿈꾸는 권승조 카카오IX 대표④디자인 전문가이자 라인플레이 해외사업 주도…'카카오 테마파크' 조성 숙원사업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06 08:27:46
[편집자주]
카카오는 2009년 세워진 아이위랩이 시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10년만에 자산 10조원의 IT 공룡을 성장했다. 이젠 모바일 플랫폼뿐 아니라 핀테크, 모빌리티 등 대한민국의 일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을 함께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자회사는 90여 개에 이르지만, 주요 자회사를 추리면 10개 안쪽으로 줄어든다. 그중 국민 캐릭터로 등극한 '라이언'과 '어피치'를 비롯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업을 하는 자회사 카카오IX(아이엑스)의 존재감은 단연 으뜸이다. 많은 카카오 서비스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통해 일체감을 갖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카카오IX는 지난해 카카오의 자회사 중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매출(1051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도 8.6%에 이른다. 카카오프렌즈를 이미 국내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키워낸 카카오IX의 최대과제는 해외 시장 개척이다.
◇'디자인+해외' 전문가, 카카오프렌즈 적임자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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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조 대표는 1976년 7월 5일생으로 2000년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 학과를 졸업하고 그 해 프리챌에 입사했다. 당시 프리챌은 서비스를 막 시작했는데 권승조 대표는 프리챌 초창기 디자인 구축을 위한 1세대 구성원으로 합류했다.
권승조 대표는 2년 만인 2002년 NHN(현 네이버)으로 자리를 옮긴 뒤 디자인센터장과 디자인센터 이사 등 요직을 거치며 실무와 경영을 두루 경험했다. 권승조 대표는 UX디자인센터장을 지낼 당시 UX는 기업과 제품 브랜드 경쟁력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핵심역량이라는 철학이 있었다. 그는 "네이버에 정확한 목적지는 없다"며 "목적을 정해놓고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며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1년 NHN에서 아바타 소셜 커뮤니티 앱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NHN ARTS' 대표에 오른다. 당시 권 대표는 서비스 개발진과 끈끈한 팀워크를 이루고 조직원 개개인의 업무 역량을 끌어내는 특유의 리더십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권승조 대표의 핵심 과제는 NHN ARTS 서비스의 세계화로, 2013년 NHN ARTS라는 사명을 '라인플레이'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일본이었다. 물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을 활용해 라인플레이 디자이너를 3개월간 일본 시부야 오피스로 순환근무하도록 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에 힘썼다.
동시에 아바타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게임엔진을 탑재했다. 라인,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밴드, 이메일 등 다양한 소셜계정을 지원하면서 단숨에 전세계 5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라인플레이는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에 출시되며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때 권 대표의 서비스 현지화 능력과 빠르게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가는 능력을 눈여겨본 회사가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권승조 대표가 지금 몸 담고 있는 '카카오프렌즈(현 카카오IX)'다. 당시 카카오프렌즈는 국내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키워냈지만 해외 인지도가 낮아 고민하던 중이었다.
카카오프렌즈의 영입 계획이 성공해 2018년 4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권승조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승조 대표는 "카카오프렌즈가 만들어온 브랜드 자산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숙원사업은 '카카오프렌즈 테마파크'
권승조 대표는 카카오프렌즈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018년 7월 카카오프렌즈 사명을 카카오IX로 바꿨다. 여기에는 IX(Innovative eXperience)라는 사명처럼 카카오프렌즈를 넘어 생활방식과 관련 모든 혁신적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권승조 대표가 취임하기 전 카카오프렌즈는 로열티 수익으로만 200억원을 거둘 만큼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사명변경과 함께 카카오 자회사 JOH를 합병하면서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외식사업, 공간플랫폼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카카오프렌즈에 그쳤던 캐릭터 상품군도 후속 캐릭터 '니니즈'시리즈로 한층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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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조 대표가 해외 여러 국가 중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은 미국이지만 정식 진출은 일본이 더 빨랐다. 라인플레이로 일본시장을 제대로 파고들었던 경험은 든든한 배경이 됐다. 2018년 12월 도쿄 오모테산도에 정규 스토어를 오픈, 한달만에 35만 명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츠타야, 위고 등 일본 내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류 문화행사 KCON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카카오프렌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2018년 열린 한류 문화행사 'KCON LA' 에서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어피치로 구성된 카카오프렌즈 LA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역시 지난 6일부터 7일 사이 2019년 KCON NY에 참여해 5만5000여명의 팬을 모았고, 15일부터 18일까지는 KCON LA에도 참가해 미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쌓고 있다. 카카오IX는 하반기 안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미국 소비자들과 오프라인에서 첫 만남을 가질 계획이며 온라인의 경우, 이미 아마존에 입점해 카카오프렌즈 상품을 판매중이다.
2019년 3월 상해에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중국사업 첫발을 내딛었다. 중국 모바 일메신저 '위챗'에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선보였고 위워크 협업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권승조 대표의 숙원 사업은 카카오판 디즈니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일본, 미국, 중국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뒤에는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 대표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뿐 아니라 차별화된 경험과 공간을 서비스한다는 개념으로 테마파크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가시적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금 수익성 개선과 함께 해외사업 키우기를 핵심 과제로 두고 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와 더불어 카카오IX의 해외사업은 카카오 공동체 차원에서 주요 관심사다.
권승조 대표를 오래 지켜본 카카오 관계자는 "권 대표는 취임한 지 1년여 지난 시점에 이미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중요한 것은 1~2년 사이 얼마나 성과를 낼 지에 달렸다"며 "본인을 중심으로 카카오IX를 이끌고 있는 사업부 리더들 실무진을 두루 챙기는 리더로서 면모가 돋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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