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를 움직이는 사람들]광고전문가 여민수 대표, 막중한 수익성 과제②네이버에서 광고 1등 키운 주역…저돌적인 추진력 덕에 싸움닭 별명도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04 08:21:39
[편집자주]
카카오는 2009년 세워진 아이위랩이 시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10년만에 자산 10조원의 IT 공룡을 성장했다. 이젠 모바일 플랫폼뿐 아니라 핀테크, 모빌리티 등 대한민국의 일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을 함께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2일 12: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사진)는 2018년 3월 조수용 공동대표와 함께 카카오의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됐다. 당시 여 대표는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한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는 때 선장이라는 무거운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과 설렘을 느낀다"며 "기술과 서비스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수많은 파트너와 함께 편리하고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카카오는 공식적으로 두 공동대표의 역할을 구분 짓지 않았다. 하지만 LG애드 출신의 광고전문가로 시작해 NHN에서 광고 수익성을 책임졌던 것으로 잘 알려진 여민수 대표의 역할은 누가봐도 분명했다. 여민수 대표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특명을 받고 카카오에 합류했다.
◇광고전문가에서 수익성 해결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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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수 대표는 처음부터 타고난 경영자였다기보다는 광고전문가로 더 이름을 날렸다. 1969년 4월 25일 서울에서 태어난 여민수 대표는 강서고와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11월 첫 직장인 오리콤을 통해 광고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1996년 8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LG애드에서 광고기획을 맡으면서 광고계에 '여민수'라는 이름이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닷컴 열풍이 절정이던 2000년 종합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던 NHN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IT업계,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인연을 맺게 된다. 여민수 대표는 2009년까지 9년 동안 네이버 검색사업부장, eBiz본부장 등을 지내며 네이버 검색광고사업을 이끌었다.
여 대표는 당시 "검색 경쟁력이 네이버 온라인광고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여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이라도 지듯 2005년 4분기 처음으로 배너광고 매출에서 당시 매출 1위였던 다음을 추월했다.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독주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페이지뷰가 늘자 곧바로 광고단가를 인상하는 선택을 했다.
저돌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에 당시 '싸움닭'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당시 NHN 대표인 김범수 의장은 여민수 대표의 모습을 눈여겨봤는데 이것이 훗날 카카오에서의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NHN에 재직하면서 2008년 6월부터 1년 동안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여 대표는 이베이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옥션'을 넘어 검색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고민하던 중이었다. 이를 믿고 맡길 참신한 인재를 찾던 중 여 대표를 적임자로 판단, 영입에 나섰다.
당시 여 대표는 "NHN에 8년간 근무하면서 인터넷 광고의 실무부터 총괄업무까지 두루 경험한 점을 높이 사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여 대표는 옥션으로 옮겨 새 서비스 '어바웃'의 총괄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옥션에서도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새 회사 합류 9개월 만에 어바웃 서비스를 선보인다. 보통 새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데 여 대표를 그 기간을 1년도 안되는 시간으로 단축시켰다. 빠르게 서비스를 내고 이를 보완해 가는 게 IT업계의 트렌드였다. 어바웃은 쇼핑 리뷰부터 제품 지식까지 쇼핑정보의 허브를 지향하는 서비스다. 당시 이미지 검색기능 등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신속하게 검색해 주는 신개념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여민수 대표는 보통 5~6년이 걸리는 서비스를 단기간 구축한 것을 두고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그는 "서비스기획, 마케팅, 영업, 비즈니스 개발, 정보기술(IT) 등 핵심 기능을 한곳에 모아 강력한 집중력을 갖고 업무 추진이 가능했던 조직 체계의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김범수 의장 러브콜…카카오 수익성 해결사될까
여민수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에서 6년을 재직한 뒤 2014년 LG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를 지내다 드디어 2년 뒤 2016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러브콜을 받고 카카오에 광고사업부문 총괄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카카오는 나날이 늘어나는 실적에 비해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해 고민이 컸다. 여민수 대표가 '수익성 개선'의 특명을 지고 왔다는 말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카카오는 꾸준히 종속기업 수를 늘리면서 2014년 모두 26곳이던 종속기업 수가 93개까지 늘었다. 연결기준 매출도 지난해 2조4170억원으로 2014년(4988억원)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반대로 움직였다. 2014년 연결기준 35.4%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3.0%까지 추락했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멜론' 이외에 다른 캐시카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에 합류한 직후 광고 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카카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광고주 맞춤형 광고 플랫폼 '카카오모먼트'가 여 대표의 작품이다. 카카오모먼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는 플랫폼으로, 광고 소재의 다양화, 리타겟팅 기능 개선, 자동 타겟팅, 지역 타겟팅 세분화 등 신규 기능을 오픈했다.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가 '톡비즈보드'다. 톡비즈보드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채팅목록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으로 전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만큼 단가가 높다.
카카오는 6월부터 커머스 뷰티 금융 교육 영화 등 300개 광고주를 대상으로 톡비즈보드의 집행을 확대하고 있다. 이용자 클릭 성과지표를 분석해 캠페인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성능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톡비즈 매출은 올해 말 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2분기 영업이익률 5%대를 찍으며 본격적 수익성 상승세를 예고했다. 하반기 여 대표의 작품인 '톡비즈'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더욱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 조직원에게 늘 주인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그는 "위기가 닥쳤을 때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보다 문제가 무엇인지, 어디서 발생했는지를 찾아 빠르게 대처하려고 노력한다"며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솔루션을 내놓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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