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 격변기?…위기론 씻는 현대홈쇼핑 인터넷 채널 득세, 유통 공룡 흔들…'MD 역량' TV홈쇼핑, 수요층 굳건
양정우 기자공개 2019-09-03 10:35:3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6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통시장이 격랑에 흔들리고 있지만 현대홈쇼핑의 신용도는 꿋꿋하다. 인터넷 유통 채널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발군의 'MD(Merchandising)' 역량으로 수요 기반을 지키고 있다. 무점포 업태로서 재무적 버퍼가 탄탄한 것도 격변의 시기에 크레딧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비결이다.TV홈쇼핑업계의 3위권인 현대홈쇼핑은 오랜 기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해 왔다. 옛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한 뒤 순차입금이 쌓이고 있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최상위 신용등급(단기 A1)을 지키기에 충분하다. 오히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선 새로운 계열사의 등장이 신용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요인이다.
◇TV홈쇼핑, 오랜 우려 속 성장 고수…'호실적' 현대홈쇼핑, TV 취급고도 증가
그간 국내 TV홈쇼핑 시장의 포화 상태를 지적하는 시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지속된 우려와 다르게 TV홈쇼핑의 취급고는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채널이 기존 유통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렸지만 TV홈쇼핑은 오히려 위기론을 씻어내고 있다.
TV홈쇼핑이 구매 수요를 지키고 있는 비결로 MD 역량이 꼽히고 있다. MD 역량은 소비 트렌드를 정확하게 파악해 가장 적절한 상품과 가격, 타이밍을 확정하는 능력이다. 초분을 다투는 TV홈쇼핑은 유통 채널 가운데 MD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V홈쇼핑의 수요층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업계 상위 업체인 현대홈쇼핑 역시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1조904억원)과 영업이익(791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15.5%, 17.3% 늘어났다. 물론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급증한 건 지난해 말 인수한 현대L&C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L&C의 실적을 제외해도 매출액(7.7%)과 영업이익(8.6%)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실적이 고무적인 건 전 사업부의 취급고가 모두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파트(Hmall)뿐 아니라 TV 파트도 성장세를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IPTV와 디지털케이블TV의 양방향성을 활용한 T-커머스의 실적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MD 역량을 바탕으로 고마진 상품 매출이 늘었고, 송출수수료가 인하된 덕도 봤다.
현대홈쇼핑 등 TV홈쇼핑 기업과 다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점포의 유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 공룡은 신규 출점에 대규모 자본을 투하해야 하지만 TV홈쇼핑은 무점포 업태로서 투자 부담이 적다. 영업용자산 대비 에비타(EBITDA) 규모가 유통업계 최상위권인 이유다. 현대홈쇼핑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 투입에도 연간 1000억~1500억원 수준의 EBITDA를 안정적으로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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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F 누적, 오랜 기간 무차입 경영…최상위 신용도, 한화L&C 인수 여파 미미
현대홈쇼핑은 오랜 기간 1000억원 안팎의 잉여현금흐름(FCF) 흑자를 유지해 왔다. 무점포 업태로서 운전자본 부담과 출점 투자가 제한적인 가운데 수익이 꾸준히 창출됐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흑자 규모가 축소됐지만 FCF는 상당 기간 내부 현금으로 누적돼 왔다. 현대홈쇼핑이 최근까지 무차입 경영을 고수해온 배경이다.
올들어 무차입 경영 기조는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옛 한화L&C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인수자금(3666억원)이 유출된 동시에 연결기준 실적에 신규 차입금(2000억원 내외)이 편입됐다. 지난해 말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이 올해 상반기 말 258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굳건한 신용도엔 흔들림이 없다. 상반기 말 '순차입금/EBITDA(1.1배)' 지표는 아직까지 등급하향 요건(순차입금/EBITDA 2배 초과)과 거리를 두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현대홈쇼핑의 단기신용등급으로 최상위인 'A1'을 부여하고 있다. A1은 대개 장기신용등급 'AA' 이상의 발행사에 부여된다.
옛 한화L&C를 인수한 성과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다만 계열사로 거듭난 현대L&C가 올해 2분기 흑자(75억원)를 달성해 적자 실적에 대한 우려를 떨쳐냈다. 이런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경우 향후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현대홈쇼핑의 신용도를 뒷받침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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