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보험, 애물단지서 돈되는 기업보험으로 [휴대폰보험 시장 분석 / 총론]한때 손해율 200%, 보험료 인하·가입자 1000만 유력 시장환경 변화
최은수 기자공개 2019-09-09 08:31:11
[편집자주]
휴대폰보험 시장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치솟은 손해율 탓에 손보사 공동인수 형태로 시장이 바뀐 지 약 6년 만이다. 손보사들은 올들어 10% 가량 보험료를 인하할 만큼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보험료 인하가 고가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가운데 이뤄져 이목이 쏠린다. 손해보험사별 전략 및 향후 제휴 가능성의 변화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랫동안 애물단지 꼬리표를 달고 있던 휴대폰보험 시장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사에서 보험료 인하를 요구했는데 손해보험사들도 이를 받아들였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200% 넘는 손해율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놓고 법적분쟁까지 벌였던 때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올해 휴대폰보험 가입자는 1000만명이란 예측이 나오고 기술력은 늘고 도덕적해이가 감소하는 등 여러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휴대폰보험을 서비스하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운데 KT가 올 상반기 선제적으로 보험료를 10%가량 인하했다. 이어 SK텔레콤도 8월 중순쯤 기존 대비 10% 내렸다.
휴대폰보험은 매년 갱신형 보험이라 한해 손해율과 지출사업비율의 합(합산비율)으로 수익성을 예측할 수 있다. 올해 손보사들이 이동통신사와의 협의를 통해 보험료를 내렸다는 것은 지난해 합산비율이 100% 미만을 기록해 인하여력은 물론 수익도 있었다는 의미다. 2010년 초반부터 치솟은 손해율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험사 단독인수가 중단되고 공동인수 형태로 재편된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이동통신 3사는 국내 여러 손보사들과 제휴를 통해 휴대폰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4사를 통해 분실파손보험 폰세이브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과 폰안심플랜을 시판 중이다. LG유플러스의 휴대폰 보험은 KB손보가 단독인수 중이다. 이는 KB손보의 전신이 범LG계열인 LIG손해보험인 것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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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험은 매월 소정의 보험료를 내면서 휴대폰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했을 때 기기값과 부품비 일부를 보상받는 상품이다. 보통 휴대폰 구입 후 2주 안에 가입이 이뤄진다. 휴대폰 보험은 해상·화재·자동차·보증·장기보험에 속하지 않는 '특종보험'으로 분류된다. 통신사는 손해보험사와 단체보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한다. 보험사고에 따른 보상은 피보험자인 개별 사용자가 통신사에 신청하면 통신사가 이를 다시 보험사에 재청구함으로써 이뤄진다.
휴대폰 보험은 그간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율)이 높아 한 손보사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한화손보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화손보는 2010년 초반 SK텔레콤의 폰세이브 보험을 단독 인수했었는데 한때 손해율이 200%를 넘어서며 어려움을 겪었다. 보험금 지급을 놓고도 지급책임의 90%를 인수한 말레이시아 재보험사 베스트리와 법적분쟁을 벌여야 하는 등 잡음이 나왔다. 여러 손보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한 이동통신사의 위험을 나눠 갖는 공동인수 제도가 정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이 휴대폰보험 시장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장기보험 및 다른 보험상품과 달리 소비자들이 쉽게 보험에 접근할 수 있고 가입 니즈도 크기 때문이다. 휴대폰 보험 가입자 수는 2013년 500만6000명에서 2015년 773만6000명으로 50%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 이후 공식 통계는 없지만 보험업계는 스마트폰의 고가화 및 휴대폰보험의 인식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가입자는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분실신고 건수 약 19만 건 가운데 휴대폰 분실신고 비중이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이란 판단을 뒷받침한다.
최근 휴대폰보험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도 긍정 요인이다. 보험료가 인하됐다는 점은 손보사들이 문제로 지적되던 손해율을 관리할 방안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분실을 보상할 때 소비자 자기부담금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고 파손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등의 대응을 해 왔다. 여기에 분실 스마트폰을 암거래하는 시장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잃어버렸던 스마트폰을 되찾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보험업계는 올해 스마트폰 분실로 인한 보험 청구를 예년 평균(5%)의 절반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보험료 인하는 이통사 및 보험사 간 과도한 경쟁 때문이 아니라 시장이 성숙하고 환경이 변화한 때문"이라며 "기술력이 증가하고 도덕적해이 가능성도 낮아진데다 고가폰 출시로 인한 보험 니즈도 커져 시장 상황은 과거와 다르게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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