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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 디노랩, 지주 전환으로 '퀀텀 점프' 꿈꾼다 [금융권 핀테크랩 전략] ③우리은행에서 지주 디지털혁신부 개편, 조직 내 시너지 강화 '기대'

이은솔 기자공개 2019-10-02 15:42:06

[편집자주]

금융권 핀테크랩은 의무에서 전략이 되고 있다. 혁신 기술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을 확보하는 것이 금융사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시작했던 핀테크랩은 이제 1세대, 2세대를 넘어 3세대에 들어섰다. 출범 5년차를 맞은 금융권 핀테크랩의 성과와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이 한 단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걸 '퀀텀점프'라고 부르거든요. 우리은행에 있던 핀테크랩이 지주 산하로 편입되면서 계열사 간 협업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이제 디노랩도 '퀀텀점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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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영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 차장.
우리금융그룹의 디노랩을 담당하는 디지털 혁신부 강재영 차장(44)(사진)은 디노랩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핀테크랩 조성 초창기부터 스타트업과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강 차장은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핀테크사업부를 거쳐 현재 디지털혁신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쌓아왔다. 국내에 핀테크랩이 없던 시절 그가 해외 사례를 찾아가며 만든 랩은 이제 우리금융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최근 변화가 생겼다. 우리금융지주가 탄생하면서 디노랩은 지주 산하 사업이 됐고, 강 차장의 소속도 은행에서 지주로 바뀌었다. 그는 지주 전환이 계열사와의 협업을 본격화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넓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은행에서 지주 전환, 그룹 시너지 증대 '기회'

우리금융그룹이 현재의 금융지주 체제를 갖춘 것은 한 해도 채 되지 않았다. 올해 1월 금융지주 형태로 출범하기 전에는 우리은행 디지털 전략부에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담당했다.

초반에는 핀테크의 범위가 한정적이었던만큼 은행 산하에 있어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점차 핀테크의 개념이 넓어지면서 협업을 원하는 스타트업의 외연도 확장됐다. 기업들이 가진 서비스의 적용 범위가 은행으로 한정되지 않고 카드, 투자, 부동산, 리스크 등으로 뻗어나간 것이다.

그러다보니 부서나 자회사가 각각 분리돼 있는 데서 오는 현실적 어려움이 발생했다. 가령 핀테크 스타트업이 은행 뿐 아니라 카드와 협업을 원하는 경우도 있었고, 기술 증명을 위해 우리금융의 IT 계열사인 우리FIS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은행에 소속된 부서가 자회사에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러 자회사와 부서에 흩어져있는 실무 직원들과 바로 바로 회의를 진행하기에도 기동력이 떨어졌다. 변화가 빠른 핀테크 산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상의 문제가 존재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지주 출범 이후 핀테크랩을 지주 산하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전에는 은행 디지털 전략부서의 소관이었던 디노랩 업무는 우리금융지주 아래 디지털혁신부로 넘어갔다. 금융지주는 자회사를 총괄하는 업무를 하는 만큼 디지털혁신부의 책임과 권한도 넓어졌다.

강 차장은 "지주로 전환되면서부터 각각의 부서나 자회사 간의 협업도 쉬워졌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담당자들이 모여 신속하게 논의할 수 있어서 효율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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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조직도. (출처:우리금융지주 홈페이지)

◇위기를 기회로... 은행 차원 과감한 직접 투자도

자금 운용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은행의 특성은 핀테크 기술의 적용과 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했지만,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했을 때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AI 신용평가모델 등을 개발하는 에이젠글로벌에 10억원의 직접투자를 집행했다. 당시로서는 리스크를 감안한 파격적인 투자였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사의 핀테크 투자에 대해 고의·중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해주는 조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당시엔 이런 조항이 없었다.

강 차장은 "은행은 투자 10건 중 9건을 성공해도 하나만 실패하면 부책심의대상이 된다"며 "그럼에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 '미친 척'하고 뛰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런 용감한 투자를 단행했던 건 투자를 대신할만한 다른 계열사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 차장은 "다른 회사의 경우 금융투자, 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에서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가 없었다"며 "대신 신중한 심의를 거쳐 은행 최초로 직접 투자를 했는데 최근 경향을 보면 결국 우리의 방향이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노랩은 앞으로도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스킨십을 강화할 거라는 포부도 밝혔다. 강 차장은 "기업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돈이고 금융사 입장에서도 가장 강력한 스킨십은 지분을 섞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10월 말 예정된 첫 해외진출은 지주 전환에 이어 또 한 번의 지렛대가 될 예정이다. 강 차장은 "해외에 나가면 우리금융도 스타트업"이라며 "단순한 지원 관계가 아니라 함께 도우며 신시장을 개척하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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