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에 대한 시장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일명 '롯데리츠'의 기업공개(IPO)가 성사되자 시장에서는 이런 평가가 나왔다. 경쟁사 홈플러스가 리츠 상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지 1년도 채 안돼 정반대 결과를 도출해냈기 때문이다.롯데리츠가 백화점, 마트, 아웃렛 매장들의 임대료를 롯데쇼핑으로부터 거둬 수익을 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쇼핑 자체에 대한 믿음이 없었으면 선뜻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쇼핑 뒤에는 재계 5위 롯데그룹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 있다.
사실 롯데리츠가 보유한 기초 자산만 놓고 보면 다른 상장 리츠들보다 다소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강남 롯데백화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자산이 지방 소재 마트와 아울렛들뿐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이 11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해 수익 안전성을 담보해놓지 않았다면 IPO 성사마저 낙관하기는 힘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그룹의 힘이 리츠 상장을 이끈 셈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모처럼 진행된 계열사 IPO 성공에 너무 심취해 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적자 계열사가 IPO를 통해 시중 자금을 값싸게 끌어모았다고 기뻐하기 보다는 상장사로서 주주와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본시장에서 '평판 자본'의 가변성이 큰 탓이다. 이번 IPO 때 도움이 된 그룹에 대한 시장 신뢰는 향후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미흡하면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롯데컬쳐웍스 등 계열사 IPO를 줄줄이 계획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등 그룹 재편 과정에서 계획된 IPO 딜들이지만 투심 불안 속에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호적인 시장 평판을 계속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롯데그룹은 리츠 IPO 때 시장에 약속한 연 6% 배당 수익률 약속부터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리츠가 '고배당' 매력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만큼 수익률 하락만큼은 방어해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롯데는 그룹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한국 기업' 맞느냐는 대중의 질타를 받아왔다. 롯데리츠가 상장한 후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이제는 '상장 기업' 맞느냐는 질타마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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