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흥행 실패?…주가는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애경·미래에셋' 호재…"머뭇거리던 인수주체, 입찰 참여 고심"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5 14:10:1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1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항공 매각은 실패할까. 예비입찰 흥행 부진, 주요 대기업집단의 관망, 실사 과정에서의 잡음 등이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연내 매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인수합병(M&A) 업계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다시는 나올 수 없는 매물'이라 평가받으며 몸값 최대 2조5000억원까지 거론됐던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이대로 추락할까.하지만 오히려 본입찰을 앞두고 매각자인 금호그룹과 산업은행, 원매자들 간 눈치게임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주가가 안정화되면서 매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진다. 예비입찰 시점에서 높아진 주가에 부담을 느꼈던 인수 후보자들이 다시 입찰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각 무산 뒤 기회를 도모해 보려고 했던 원매자들도 본입찰 참여 여부를 거듭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핵심 요소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원매자가 품고 있는 '각자의 셈법'이다. 각 주체가 서로의 요구를 얼만큼 꿰뚫어 보느냐 하는데서 딜을 풀어갈 열쇠를 찾을 수 있다. 현재까지 서로간 접점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하향 안정화 하면서 실마리가 생겼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뒤, 그룹 존립을 결정지을 최대 이슈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이다.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구주 가격을 높게 받아야 한다. 경영권 매각이 핵심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도 기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원매자가 난립해 서로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금호그룹이 바라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산은의 셈법은 달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조기에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원매자를 찾는 것이 산은의 목표였다. 아시아나항공의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을 만큼 재무안정성을 갖춰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을만한 기업집단이 원매자로 나서주기를 바랐다. 이러한 원매자가 나타나 '연내 매각'을 성사시키는 것이 산은의 의지였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은 부담스러운 이슈였다. 구주 가격이 높다진다는 것은 인수 뒤 회사 경영정상화에 투입될 수 있는 기회비용이 감소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구주 가격을 낮추면 낮출수록, 아시아나항공에 신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그만큼 늘어난다. 이런 차원에서 원매자들은 경쟁이 과열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피했고, 인수 의향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차단했다.
결국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 M&A를 둘러싼 주체들은 모두 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주'를 높게 쳐줄 수 있는 원매자를 요구하는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주가 고공행진은 반가운 이슈였다. 반대로 매각 뒤 경영정상화를 할 수 있는 원매자를 찾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주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높은 구주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인수후보군들이 손사래치며 예비입찰이 흥행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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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현재 주가는 하향 안정화 됐다. 1주당 945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액면가인 5000원에 근접했다. 구주 인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예비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호재를 맞았다. 더불어 전략적투자자(SI)를 물색하고 있는 스톤브릿지캐피탈 등도 몸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너무 좋다.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높은 주가에 부담을 느꼈던 그룹사들도 다시 본입찰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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