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원화 ESG채권 태동, 발행·투자 제도적 유인책 필요" [2019 캐피탈마켓 포럼]주태영 KB증권 기업금융1본부 본부장

심아란 기자공개 2019-10-25 08:52:4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국내 원화채 시장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이 태동기를 맞았다. 올해는 공공기관과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도 ESG채권 발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내달 ESG채권 투자와 관련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힘입어 2020년부터는 ESG채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ESG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반면 발행사와 투자자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ESG채권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ESG채권 시장 태동기…SK에너지, GS칼텍스 등 민간기업도 참여

주태영 본부장님

주태영 KB증권 기업금융1본부 본부장(사진)은 2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thebell Capiral Market Forum'에서 "국내에서 연간 회사채 발행량이 40조원인데 ESG채권은 3조원 수준으로 아직은 생성기"라며 "국민연금이 내년에 ESG채권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므로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본부장은 올해 ESG 채권의 발행 주체가 민간 기업으로 확대된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SK에너지는 9월 26일 5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국제자본시장협회(International Capital Markets Association, ICMA)에서 제정한 녹색채권 원칙(Greend Bond Principles, GBP)에 따랐다. SK에너지는 이번 그린본드로 조달한 자금을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GS칼텍스도 오는 29일 1300억원어치 그린본드 발행을 앞두고 있다. GS칼텍스는 SK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환경개선 설비투자에 조달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두 건의 ESG 원화 채권 딜 모두 KB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주 본부장은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아보니 동일한 신용등급이면 ESG채권에 투자하겠다는 기관들이 많았다"라며 "내년에 ESG채권 투자에 대한 사업 목표를 세웠다는 기관도 다수"라고 이야기했다.

ESG채권 시장은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연금체제인 ESP(Employees Savings Plans)에서 ESG채권 투자를 고려하도록 법제화했다. SRI 라벨제도(ESG 기준 충족하는 펀드에 부여하는 라벨)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ESG채권 투자도 장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과 일본도 공적 연기금을 주도로 ESG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둔 상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ESG 인증 수수료를 정부가 지원해주고 있다.

주 본부장은 "유럽, 캐나다 등 선진국의 연기금 자산 중에 ESG 투자 규모는 50% 내외이며 호주, 뉴질랜드는 60% 이상"이라며 "ESG채권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면 국민연금의 ESG채권 투자 규모도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민연금 ESG채권 투자 증가…제도적 규정·혜택 등 필요

국민연금의 2018년 ESG채권 투자 규모가 27조원에 육박해 전년 대비 289% 급증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자산에서 ESG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불과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주 본부장은 ESG채권 투자 부진의 배경으로 연기금의 낮은 사회적 투자 인식, 발행 혜택 부재 등을 지적했다. 그는 "민간기업이 ESG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기업의 홍보 활동은 물론 사회적 책임에 도전해보는 취지"라며 "앞으로 ESG 채권 발행에 혜택을 주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SG채권의 투자 수요가 크지 않으므로 연금법 등 법적인 제반 요건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주 본부장은 ESG채권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대안으로는 △연기금의 의무보유 비중 제도화 △외부위탁운용사·증권사 평가 기준에 ESG채권 비중 반영 △ESG채권 관련 인증 기준 마련 등을 언급했다.

또한 ESG채권의 발행 유인과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제공 △ESG채권 발행자에 대한 정부 차원 혜택 제공 △ESG채권에 대한 홍보 활동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 본부장은 끝으로 "한국거래소가 시장의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ESG 인증 제도, ESG 전용 섹션 등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라며 "거래소가 ESG채권 시장의 성숙을 주도한다면 우리나라도 ESG채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