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두산의 면세사업 철수 소식을 접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탄식에 가까웠을 그 한숨에는 지난 4년 동안 신 회장이 겪은 고난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면세업계에 오랜 경험을 지닌 관계자는 2015년 면세점 특허심사 당시를 떠올리며 "가장 강력한 사업자 롯데면세점의 특허가 면세시장에 첫 발을 디딘 ㈜두산에게 넘어갈 지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기존 사업자가 특허를 잃게 된 그때 '사건'은 두고 두고 회자될 일"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고 난 후 롯데그룹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2016년 발급된 면세점 특허를 획득해 월드타워점 재개장에는 성공했으나 '독이 든 사과'였다. 신 회장이 '면세점 특혜' 혐의를 받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롯데그룹의 지주체제 전환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도 중단됐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말은 없다. 그럼에도 만약이라는 말을 꺼낼 때면 탄식에 가까울 때가 많다. 만약에 월드타워점 특허를 수성했더라면 면세점을 비롯해 그룹 전체가 이와 같은 고난까진 겪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4년 후인 지금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넘겨 받은 ㈜두산은 수익 악화를 이유로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를 바라보는 롯데그룹과 롯데면세점의 심정은 무너진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라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왜 탈락시켰는 지 한숨만 내뱉을 뿐이다.
신규 특허를 획득해 재개장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여전히 위기에 놓여 있다. 신 회장이 지난 달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는 곧 '뇌물 혐의'를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관세법상 부정한 방법으로 면세점 운영인이 특허를 획득하면 특허를 취소해야 한다.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특허 취소 여부는 관세청이 판단한다. 관세청의 판단만 기다리는 롯데의 모습은 마치 2015년 특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당시와 닮아 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의 한숨이 더 깊어질 수도 안도로 변할 수도 있는 셈이다.
롯데면세점의 최우선 플랜은 역시 특허 '유지'다. 이와 함께 이제 만약의 사태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5년의 뼈 아픈 사건이 '원롯데' 실현을 위한 성공의 어머니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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