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보수 낮춘 라임운용, 자기자본 투자로 활로찾나 [인사이드 헤지펀드]3분기 누적 영업익 88억, 하락 전환 불가피…340억 자기자본 활용 '관건'
최필우 기자공개 2019-11-18 08:14:1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이 이번 분기 실적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매를 중단한 펀드의 운용보수를 대폭 낮춘 데다 신상품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직원 고용을 유지하면서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선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4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3분기에만 각각 32억원, 33억원 씩 증가했다.
지난 3분기 고객 환매 요구가 늘어나는 와중에 실적이 순증할 수 있었던 건 펀드 설정액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설정액은 지난 6월말 기준 5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라임자산운용이 파킹거래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환매가 늘었음에도 지난 3분기까지 설쟁액이 5조원을 웃돌았다. 운용 여건 악화로 성과보수를 늘리진 못했지만 예정된 운용보수를 수취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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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환매 중단 선언으로 설정액 감소폭이 커지지 않겠지만 이번 분기에도 실적 우상향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운용보수를 대폭 낮추고 성과보수를 없앴기 때문이다. 환매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불편을 초래한 만큼 보수 삭감은 필요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보수 인하 조치가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달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환매 중단 금액은 총 1조3363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환매가 중단된 펀드들의 운용보수를 최소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전체 설정액이 5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본 운용보수의 4분의 1 가량이 줄어들게 된 셈이다. 다른 펀드에서 자금이 추가적으로 이탈할 경우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환매 중단 펀드들의 성과보수가 없어진 것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9월말 기준 누적 운용보수 3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121억원이 고수익을 내면서 거둔 성과보수로 추산된다. 전체 운용보수의 4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4분기에는 환매 중단 펀드에서 성과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고 다른 펀드에서도 성과보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신규 자금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위기를 넘기려 할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의 이익잉여금은 출범 이후 꾸준히 쌓여 지난 9월말 기준 183억원까지 늘어났다. 수익 원천이 줄어도 당장 임직원 급여로 필요한 자금은 마련해놓은 셈이다. 다만 투자자가 제기하는 소송 등에 대비하려면 이익잉여금 활용이 제한될 수 있다.
결국 라임자산운용은 자기자본 투자로 활로를 모색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펀드 설정과 이익잉여금이 제한돼 있는 만큼 운용보수 외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현재 진행 중인 편입자산 처분 작업이 일단락되면 점차 자기자본 투자를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이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쌓아놓긴 했지만 이를 전부 임직원 급여로 사용하긴 어렵다"며 "판매사 대응과 자산 처분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투자로 수익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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