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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 '투톱' 부회장 보직 변경…배경은 최종양 '리테일→월드', 김일규 '월드 사임 후 건설 집중'…역할 분담 '뚜렷'

양용비 기자공개 2019-11-19 13:00: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8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의 부회장 2명의 보직이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양 부회장은 지주사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김일규 부회장은 지주사 총괄직을 사임하고 마곡 R&D 센터·애월 복합단지 개발 등 그룹 내 핵심 추진 사업에 집중한다. '투톱' 부회장의 이동으로 역할 분담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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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회장, 김일규 이랜드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왼쪽부터 (사진제공=이랜드그룹)
18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정기 이사회를 통해 이랜드월드의 대표이사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최종양 부회장이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이랜드월드의 신규 대표이사가 됐다. 최 부회장이 이랜드월드 대표이사로서 그룹 경영 전반을 관할하는 법적지위를 확실하기 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는 게 이랜드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존 이랜드월드는 패션부문 대표이사인 최운식 상무와 함께 '최종양-최운식 투톱 대표 체제'로 변화했다. 최 부회장이 이랜드리테일 대표에서 사임하면서 이랜드리테일은 7월 선임된 석창현 대표 단독 체제로 변경됐다.

기존 이랜드월드 대표였던 김일규 부회장은 수장직에서 사임해 이랜드건설 대표이사직에 집중한다. 김 부회장은 이랜드월드 대표이사에선 사임하지만 기존에 겸직하고 있었던 커뮤니케이션 총괄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랜드월드 수장직을 떠난 김 부회장은 그룹 내 핵심 추진 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은 내년 창립 40주년을 즈음해 마곡 R&D센터 완공·애월복합단지 개발 등 건설 부문의 핵심 프로젝트들이 예정돼 있다. 김 부회장이 2017년부터 이랜드건설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마곡센터 사업을 진행해온 만큼 해당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인사 조치로 풀이된다.

이랜드그룹은 마곡 뿐 아니라 제주도 애월에 대규모 복합 쇼핑몰 형태의 테마파크인 '애월복합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계열사는 이랜드테마파크제주로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건설 부문에 집중하면서 최 부회장과의 역할 분담이 뚜렷해졌다. 이번 인사로 최 부회장은 '지주사', 김 부회장은 '건설·신사업'을 맡는 역할로 명확하게 구분됐다.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는 일부 의류 사업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사다. 이 때문에 이랜드월드 대표를 맡고 있던 김 부회장과 패션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 대표인 최 부회장의 역할 분담이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내년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각 계열사별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는 그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인사는 선제적인 것으로 정기인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통상 지주사 대표를 사임해 계열사 대표 임무만 부여 받을 경우 해당 인사의 입지가 작아졌다고 본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의 경우 창립 40주년에 큰 의미를 두고 마곡 R&D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는 만큼, 해당 사업을 주도하는 이랜드건설에 힘을 싣어주기 위해 부회장급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창립 40주년을 앞두고 이랜드건설이 맡은 임무가 많아 김 부회장의 입지가 작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월드 대표이사는 2명으로 부회장 대표이사는 실무를 담당하기 보단 상징성이 더 크다"며 "김 부회장의 경우 올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1년도 안돼 역할이 축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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