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워크, 중소형 부동산개발 최강자 꿈꾼다 [AI 스타트업 리뷰]①내년 토지 매수자문 웹서비스 론칭, 향후 직접시행도 모색
안경주 기자공개 2019-11-20 08:16:40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가 'AI 정부'를 표방하면서 관련 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로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었고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AI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 본 벤처캐피탈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역들을 만나 이들의 현주소와 성장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땅에 건물을 지으면 방이 몇 개 나오고 월세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 건축법이 너무 복잡해서 전국 3800만개 필지가 각기 다른 법으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 내에 있는 똑같은 면적을 가진 땅이지만 누구는 3층의 건물만 지을 수 있고 다른 누구는 5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이유다.부동산 솔루션 스타트업 '스페이크워크'는 사람들의 이 같은 궁금증에 착안을 했다. 특히 수천억원의 개발비가 소요되는 대규모 부동산개발의 경우 전문가들이 나서 사업성평가와 건축설계를 도와주지만 단독주택 등 소형 부동산개발에선 이 같은 도움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전문가 참여가 쉽지 않은 중소형 부동산개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조성현 스페이스워크 대표는 "400억원 이상의 토지거래는 연간 150건에 불과하지만 50억원 이하의 토지거래는 65만건에 달한다"며 "스페이스워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중소형 부동산개발을 기술로 도와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2016년 10월 설립된 스페이스워크의 핵심 기술력은 인공지능(AI) 건축설계다. AI가 부동산 시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건축법류를 분석해 수익 극대화가 가능한 부동산개발안을 도출한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AI 부동산개발 솔루션 '랜드북'을 론칭했다. 건축·도시 법규, 도시계획 변동 공고는 물론 사용자의 예상 토지가격까지 빅데이터로 모아 가치를 평가하는 엔진이다. 검색창에 주소를 입력하면 그 토지를 분석해 토지 시세, 최대 용적률과 개발 후 예상 수익까지 계산해준다.
조 대표는 "그동안 토지평가는 이 땅이 담보로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담보가치를 봤다면 부동산 솔루션 '랜드북'은 이 땅을 개발하면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도록 (부동산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핵심역량인 사업성평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딥러닝 계열 AI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개발과 관련한 신속한 사업성평가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워크의 시작은 건축사 사무실이었다. 서울대 03학번 건축학과 동기 3명이 뭉쳐 2013년 '경계없는 작업실'이라는 건축사무실로 출발했다. 건축을 기반으로 신축설계, 인테리어, 부동산개발, 브랜딩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왔다. 특히 수익형부동산 위주로 일을 하면서 매출 25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경계없는 작업실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중 조 대표는 서울시가 2012년 재개발과 재건축의 대한으로 시작한 '가로주택 정비사업'에 주목했다. 소형주택 설계자동화 콘셉트 연구에 나섰고, 이 작업은 2016년 5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 가로주택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완성해 납품까지 했다. 이를 계기로 조 대표는 곧 스페이스워크 창업에 나서게 됐다.
이를 계기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페이스워크는 서울주택도시공사를 비롯해 토지주택연구원(LHI),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 등 5개 공공기관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 등으로부터 22억원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인력도 늘었다. 3명으로 시작한 스페이스워크는 현재 21명의 구성원을 갖추고 있다. 조 대표를 비롯해 카이스트 출신의 딥러닝 전문가 이경엽 CTO, KDI 공공투자센터 전문연구원을 지낸 임혜연 사업총괄 이사, 머스트자산운용 출신의 태원호 투자·운용 팀장 등이 대표적이다. 조 대표는 "엔지니어닝만 전체 인력의 60%에 달한다"며 "각 영역의 전문가 영입이 쉽지 않아 작년에야 현재의 팀이 구성됐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워크는 최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간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랜드북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랜드북은 온라인을 통해 소형주택(30~150평 대지) 일반거주지역의 30% 가량만 사업성검토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더 많은 지역의 사업성 검토 보고서를 보기 위해선 별도의 내부엔진을 통해야만 한다. 하지만 스페이스워크는 내년 2분기까지 95% 이상의 일반거주지역 뿐만 아니라 준주거지역, 상업지역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온라인상에서 일반인들이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워크는 또 부동산 개발을 위한 토지 매수자문 웹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즉 땅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랜드북을 통해 원하는 투자조건과 신용정보를 입력하면 사업성 검토를 통해 적정한 중개인을 매칭해 주는 것이다. 내년 중으로 관련 서비스를 런칭한다는 목표이며 투자자문업 등록을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조 대표는 "현재 내부 엔진을 통해서만 제공하던 정보를 온라인으로 다 옮길 계획"이라며 "향후 중개인을 통한 적극적 딜소싱과 직접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 3300만㎡ 이상의 사업성 평가가 가능하도록 기술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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