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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다발 쥔 CJ ENM, 계열사 곳곳에 자금 수혈 CJ 상징 인재개발원 인수…그룹 내 위치 재정립 평가

이충희 기자공개 2019-12-13 10:25:2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이 최근 계열사 곳곳에 자금을 수혈하고 나섰다. 자회사 CJ헬로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다가섰고 보유중이던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를 최근 넷플릭스에 매각하면서 현금 곳간이 두둑해졌다. 올해 실적이 서프라이즈급이었다는 점도 계열사에 자금을 수혈하는데 큰 뒷받침이 됐다는 분석이다.

CJ ENM은 지난 9일 CJ인재개발원 두 동 중 한 동을 CJ제일제당으로부터 약 530억원에 매입했다.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CJ인재개발원은 고 이맹희 회장 거처가 있던 부지다. 그룹 정체성이 녹아있는 곳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제사가 매년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간부·신입사원 연수나 주주총회 등을 열 때 활용되기도 한다.

그룹 본체 격인 CJ제일제당은 2003년부터 16년여 간 인재개발원 전체를 소유해왔다. 2008년에는 삼양금속으로부터 바로 옆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한 동 더 짓는 등 시설을 확장하기도 했다. 재계 역사에서 상징성 있는 건물을 CJ ENM이 넘겨받게 된 건 의미가 적지 않다고 그룹 내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개발원 전경.

CJ ENM은 같은날 자회사 CJ라이브시티에 총 550억원 규모 자금 대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CJ라이브시티는 향후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경기 고양시에 테마파크를 짓는다. 공사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향후 해당 대여금은 출자 전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CJ라이브시티의 지분은 현재도 CJ ENM이 대부분(90%) 보유하고 있다.

CJ ENM이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계열사에 자금줄을 댈 수 있었던 건 올해 크게 남는 장사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 건의 자산 매각 건을 성사시키며 1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거머쥘 것으로 기대된다. CJ헬로 지분은 LG유플러스에 총 8000억원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4.9%는 얼마전 약 1080억원을 받고 넷플릭스에 매각 완료했다.

CJ ENM은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높아지는 등 영업에도 날개를 달고 있다. 2018년 오쇼핑 부문과 E&M부문을 통합한 뒤 전 영역에서 사업이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은 3조5183억원, 영업이익은 2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39% 급증했다. TV·모바일 광고 매출 성장세가 돋보였고 특히 영화부문에서 기생충·극한직업·엑시트 같은 작품을 흥행시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제당이 CJ그룹의 상징이었다면 ENM은 미래 신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여겨지곤 했다"면서 "오너가 장남 이선호 부장이 제일제당에 몸담았고 장녀 이경후 상무가 ENM에 소속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올해 제일제당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요 자산들을 처분한 반면 ENM은 돈다발을 더욱 두둑하게 챙기는 상반된 모양새가 연출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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