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글로벌 파이낸스 3.0]"내년은 디지털뱅크 원년, 다양한 시도 계획"⑦박종진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 부행장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현지 기자/ 진현우 기자공개 2019-12-20 11:20:21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종진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법인 부행장(CFO, 사진)은 인터뷰 내내 디지털뱅킹 사업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7년 처음 인도네시아로 발령받은 뒤 약 3년여 간 체감한 점이 바로 잠재적 모바일 고객의 파워다. 박 부행장은 "인도네시아는 휴대폰 사용량이 매우 높다"며 "국민 정서상 밥 한끼 제대로 먹을 돈이 없어도 최신폰을 들고 다니더라"고 운을 뗐다.

인도네시아는 특히나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사실상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전체 인구수 무려 2억6000만명(세계 4위 수준)인데 평균 연령이 고작 29세다. 전체 인구 중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1억 명 이상으로 절반이나 차지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자카르타 내 보급률(8800만명)만 무려 33.8%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지리적 특성상 은행 접근성이 그리 높지 않다. 1만8000여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된 데다가 국토의 동서길이가 미국 본토 길이를 능가할 정도로 넓다. 은행산업도 개발 초기라 부유층이나 외국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질 정도로 심리적인 장벽도 높은 편이다. 반면 은행업 발전 단계가 미약해 향후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디지털 환경까지 갖춰져 사실상 디지털뱅킹이 답이라는 분석이다.


박 부행장은 "내년을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시도를 계획 중"이라며 "가장 먼저 라인과의 디지털뱅크 설립이 차질없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네이버 계열사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에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의 20%를 내줬다. 내년 '라인뱅크'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박 부행장은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을 주도했던 멤버다. 옛 보람은행 출신으로 1998년 하나은행 가계영업추진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다양한 업무를 도맡았다. △기업금융부 차장 △내방역지점 지점장 △임원부속실 실장 등을 거치며 현장 실무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4년부터는 하나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부장과 KEB하나은행 영업지원본부장 등을 차례로 지내며 인수후 통합(PMI) 작업에 기여해왔다. 이후 2017년 7월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의 부행장으로 발령났다. 과거 중국지점 근무이력, MBA 학위 취득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 최전선에 배치됐다. 지난 9월 취임한 박성호 하나은행인도네시아 법인장과 총 8명의 주재원들과 함께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있다.

박 부행장 취임 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두 가지 큰 축의 변화를 겪었다. 2017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로부터 BUKU3 등급을 받았고, 지난해 라인파이낸셜과 디지털뱅크 사업을 위해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박 부행장은 "초창기 고젝, 트래블로카 등 어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SNS)사용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현지 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입장이 돼 젊은 디지털 고객들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들의 생활방식에 맞춰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메신저 서비스를 위해 페이스북 자회사인 왓츠앱(WhatsApp)의 흥행 요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왓츠앱은 현지 장악력이 80%를 넘는다. 결제 서비스가 탑재되지 않았지만 메시지 전송이란 SNS기능에 충실해 현지인들의 생활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현지 점유율 2위는 라인(월 접속자 수 7000명)이다. 라인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디지털뱅크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나아가서 모바일대출 시장 선점을 통해 예금 고객 등 리테일 기반 고객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선 고객들이 수수료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터라 송금수수료와 계좌유지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넓히기 위한 솔루션으로 부각됐다.

이를 위해 모바일뱅킹 고도화를 위한 기술적 인프라 형성 작업에 착수했다. 상품 운영계획, 전산시스템 등 대부분 OJK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크레딧 스코어링 시스템 이걸 운영하기 위한 콜센터 등 모든 부분을 꼼꼼히 점검했다.

또 예금과 소액대출, 송금결제서비스 등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현지법 허용 범위 내에서 최적화된 본인확인 (e-KYC) 프로세스부터 신용평가모형 구축에 매진했다. 하나은행만의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을 현지 시장에 접목시키고자 했다. 최근엔 생체인식과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 도입, 핀테크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경영진이 인도네시아 법인에 쏟는 기대도 크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올초 디지털뱅킹사업을 추진할 태스크포스(TFT)를 꾸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직접 OJK를 방문했으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인력도 100명 가량 채용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박 부행장은 "지난 7월 OJK의 승인을 받은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