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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점검]발행 '3조' 돌파, 시중은행 적극적 동참①신예대율 발맞춰 조달 잰걸음…KB 주도, SC·신한·우리 합류

피혜림 기자공개 2019-12-26 13:38:38

[편집자주]

2019년 커버드본드가 원화 채권시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관련 법률이 제정된 지 5년여 만이다.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대해 예대율 당근책을 제시한 금융당국의 판단은 적중했다.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을 예수금으로 인정 받기 위해 국내 시중은행들은 속속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시장 조성 원년, 조달 규모 3조원을 넘어선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 은행권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이 원화 채권시장에도 등장했다. 지난 5월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발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조성 첫 해인 올해에만 3조원 이상의 원화 커버드본드 물량이 쏟아졌다.

유럽과 국내의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 배경은 상이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환 안정성을 부각해 시장을 갖춰나간 유럽과 달리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의 관심은 '예대율 규제'에 집중돼 있다. 2019년 1월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관련 당근책이 국내 시장 조성의 출발점이 됐다. 2014년 관련 법 제정 이후 5년간 잠잠했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올들어 활발해진 이유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 상환 안정성을 높인 채권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 자산을 담보(Cover Pool)로 발행해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한다.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주택저당증권(MBS)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달리 발행사의 상환 의무를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다.

◇국민은행, 연중 내내 조달 지속…시장 개척 선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발행(1월1일~12월 23일)된 원화 커버드본드 물량은 3조 7200억원이었다. 지난 5월 국민은행의 첫 발행을 시작으로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발행에 나선 결과였다.

국민은행은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에 가장 앞장선 발행사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첫 원화 발행 이후 여섯 차례 더 조달에 나서 올해에만 1조 6200억원의 커버드본드를 찍었다. 국내 시중은행 중 올해 발행물량 1조원을 넘긴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했다.

국민은행은 외화 발행 이력을 살려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외화 발행 노하우를 기반으로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체계를 마련했다. 기존 외화발행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초기시스템 구축 및 관련 규정 점검 등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 이력을 갖췄다.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법(커버드본드법)이 도입되기도 전인 2009년 10억달러 규모의 첫 외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이후 2015년과 2016년, 2018년에도 각각 5억달러, 5억달러, 1억달러 어치를 찍었다.


◇예대율 규제 겨냥, 시중은행 합류…시장 조성 '속도'

국민은행이 커버드본드 조달에 속도를 낸 건 예대율 규제와도 연관이 깊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신예대율 규제에서는 가계대출 가중치가 15% 상향된다. 국민은행은 가계부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신예대율 적용 시 불리한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위해 원화 예수금 인정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화 커버드본드 잔액은 원화 예대율 산정 시 예수금으로 포함된다. 현행 규정에서는 인정 한도를 예수금의 1%로 제한하고 있지만 당시 금융당국은 발행 추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한도를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신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선제적인 관리가 시급해진 시중은행 역시 KB국민은행의 뒤를 이어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에 동참했다. SC제일은행이 KB국민은행의 뒤를 이어 올 상반기(6월) 발행을 마쳤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세 차례 발행에 나서 총 8000억원을 찍었다.

담보풀 관리 체계 마련 등으로 시일이 걸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조달 대열헤 합류했다. 지난 10월 첫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섰던 신한은행은 이달 20일에도 추가 발행에 나서 총 5000억원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2일 한 차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조달 신호탄을 쐈다. KEB하나은행 역시 내년 발행을 목표로 조달 작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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