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내년 IPO 첫 포문…역대급 성과 예고 1월 공모시장 '비수기' 메워…올해 30곳 상장, 2016년 이래 최대치
양정우 기자공개 2019-12-27 14:00:0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6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팩(SPAC)이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첫 공모 주자로 나선다. 올해 30개의 스팩이 무더기로 상장해 4년래 최대치를 달성한 가운데 내년엔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설 기세다. 스팩은 유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내년 1월 공모주 일정에 따르면 하나금융스팩15호(상장주관사 하나금융투자)가 9일 첫 번째로 기관 수요예측에 도전한다. 13일엔 케이비스팩20호(KB증권)가 그 뒤를 이을 계획이다.
◇스팩 상장, 연초부터 공세…증시 불확실성, 열기 부채질
내년 연초 공모 스케줄의 윤곽이 잡힌 가운데 첫 포문을 열 주자는 스팩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공모에 이어 스팩 상장이 연달아 예고돼 있다. 내년에도 스팩 돌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올해 IPO 시장에선 스팩이 '핫'한 키워드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마무리하는 스팩은 총 30개로 집계됐다. 전년(20개)과 비교해 50% 증가한 수치다. 스팩의 공모규모(2663억5000만원)도 전년(1552억원)보다 72% 늘었다. 전성기였던 2015년에 이어 4년래 최대치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스팩은 2010년 국내 증시에 도입된 후 2015년 고점을 찍었다. 당시 스팩 신규상장의 수는 총 45개(공모규모 477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그 뒤 스팩 상장(연간 20여 개 안팎)의 인기는 빠르게 식었다. 그러다가 올들어 유통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자 다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간 스팩은 에쿼티(Equity) 투자에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인기를 끌었다.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해 청산할 경우 공모 투자자에 원금과 연 2%대의 이자를 돌려주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폭락했을 때도 스팩 청약(미래기업인수목적3호, 경쟁률 508.4대1)은 다른 IPO와 비교해 월등히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근래 들어 스팩이 IPO 시장의 스타트를 끊은 적은 없다. 올해와 지난해, 2017년엔 각각 웹캐시와 씨앤지하이테크, 유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첫 번째 IPO였다. 국내 IPO 시장에선 매년 1~2월이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고 있다.

◇증권사, '주관사 수수료+투자 수익'…스팩 합병, 증시 입성 창구
스팩이 내년 도입 10년차를 맞아 IPO 시장의 주축으로 정착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달 한국거래소의 무더기 스팩 승인과 연초 스팩의 공모 공세를 감안하면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스팩은 '윈윈'을 거둘 수 있는 딜이다. 상장주관사로서 인수수수료와 자문수수료를 취득하는 동시에 주요 주주로 참여해 잭팟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주관사는 스팩 설립 과정에서 발기인으로 참여해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 공모 투자자는 공모가(대부분 주당 2000원)로 주식을 사지만 발기인은 액면가(100원)로 지분을 확보한다. 스팩의 주관사는 합병 전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도 핵심 투자자로 뛰어든다. 스팩 합병이 성공할 경우 상장주관사는 수수료보다 오히려 자본이득(Capital Gain)으로 대박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가 IPO 가뭄에 시달릴 때 궁여지책식으로 스팩에 매달리는 건 아니다"며 "줌인터넷 스팩 합병을 비롯해 상장주관사가 잭팟을 터뜨린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증시 불확실성이 예고된 만큼 스팩 돌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상장기업도 스팩을 안정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창구로 여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IPO의 성사 여부는 유통시장의 주가 흐름과 직결돼 있다. 하지만 스팩 합병은 비교적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증시 입성을 마무리할 수 있다. 스팩에선 피합병법인의 밸류에이션에 자산가차와 수익가치 등 절대 가치(Absolute Value)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면 IPO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상장사인 비교기업의 주가(상대가치·Relative Value)를 토대로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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