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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원화 커버드본드 '숨은 조력자' 부상 자산감시인 역할 '시장 교두보'…국내외 기반 마련 앞장

피혜림 기자공개 2020-01-03 13:14:5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원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시장 형성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첫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모든 시중은행의 자산 감시인으로 활약한 것은 물론 발행사인 시중은행과 각종 기관의 교두보 역할을 자처해 시장 조성에 기여했다. 국내외 채권 시장을 넘나들며 커버드본드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는 모습이다.

◇'자산감시인' 주금공, 커버드본드 안정성 뒷받침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발행된 원화 커버드본드 물량은 총 3조 7200억원이었다. 지난 5월 국민은행의 첫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시작으로 발행량이 증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모든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서 자산 감시인으로 활약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후발 발행주자로 나선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자산 감사인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자산 감시인은 커버드본드의 담보가 되는 기초자산을 관리한다. 자산 감시인은 기초자산이 커버드본드 만기까지 일정 수준 이상의 적격 요건을 갖추도록 관리해야 한다.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기초자산을 현금화해 차환하는 업무 역시 담당하기 때문에 커버드본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커버드본드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은행이 보유 중인 주택담보대출이다.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에서는 통상적으로 회계법인이 자산 감시인 역할을 한다. 반면 원화 발행의 경우 커버드본드 관련 법(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택금융공사가 적극 나서고 있다.

커버드본드 관련 법에 따르면 자산감시인의 요건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를 명시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외에 자산감시인의 문을 열어놓긴 했으나 전문인력 요건 등이 제시돼 실질적으로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자산감시인 비용을 일반적인 수준보다 절반 가까이 낮춰 시중은행의 조달 부담을 줄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의 경우 회계법인이 자산감시인 역할을 하곤 하지만 발행사 파산 시 회계법인이 담보풀 기초자산을 팔아 빚을 갚는 일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국내의 경우 관련 법 제정 당시부터 해당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주금공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행 전후 전방위 조력…국내외 시장서 커버드본드 개척 선두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과 장기채 발행 이력 역시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의 기틀이 됐다. MBS 발행 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실사해왔던 만큼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기초자산(Cover Pool) 점검 능력이 압도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물 조달 이력 역시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에 도움이 됐다. 시중은행은 그동안 단기물 중심으로 은행채를 발행해왔다. 5년물 커버드본드 세일즈에 대한 역량이 부족했던 이유다. 주택금융공사는 커버드본드 세일즈는 물론 시중은행과 금융당국, 신용평가사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자처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정부의 주택 정책에 발맞춰 시장 조성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커버드본드 조달을 기반으로 시중은행이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늘리도록 권장하고 있다.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이에 부합하는 조달 수단을 마련해 준 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원화는 물론 외화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에도 앞장서왔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0년부터 꾸준히 외화 채권시장을 찾아 커버드본드를 찍고 있다. 국내 발행사 중 외화 커버드본드를 찍은 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국민은행 두 곳이 유일하다. 2018년에는 커버드본드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럽 시장에서 국내 발행사 최초로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찍어 조달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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