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글로벌 리츠' 펀드 내놓는다..일본은 제외 미국·캐나다·싱가포르 리츠 중심 투자…김형석 매니저 책임 운용역 등판
정유현 기자공개 2020-01-08 08:20:4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6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이 글로벌 리츠(REITs)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설정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그동안 샐러리맨, 주니어, 우먼펀드 등 노후를 위한 세대별 맞춤 펀드를 출시하는 등 재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리츠 상품을 통해 고객의 투자 선택폭을 넓히기로 했다.최근 국내에 출시된 리츠 펀드와 가장 큰 차별점은 일본 리츠( J리츠) 비중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최근 J리츠 가격이 많이 상승했고 배당수익률이 과거 대비 높지 않다는 판단하에 투자 비중을 낮췄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와 캐나다 비중을 높이가져가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운용할 예정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은 6일부터 '메리츠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의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국내·외 상장된 부동산 관련 집합투자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신탁 재산의 50% 이상을 국내외 리츠에 투자한다. 목표 배당수익률은 4%대다.
비교 지수로는 MSCI World REITs Index를 따른다. 이 지수는 미주와 유럽을 포함해 23개 선진국시장에서 글로벌산업분류표준(GICS) 기준 리츠로 분류되는 중대형 시가 총액 종목들로 구성돼 상대적인 운용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펀드는 국내 공모 리츠를 포함해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리츠에 투자한다. 국내에는 현재 상장 리츠가 7종목이 있지만 NH프라임리츠는 재간접형 형태로 공모펀드에 편입이 불가능하다. 제도상 편입할 수 없는 펀드를 제외하고는 펀더멘탈을 따져서 투자 종목을 고를 예정이다. 종목이 한정된 만큼 펀드 내 한국 비중을 10% 이하로 맞출 예정이다.
펀드 내 편입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인 미국의 장점은 큰 시장 규모와 짧은 배당 주기, 다양한 상품 종류 등이다. 현재 미국 상장 리츠 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시장 규모다. 전 세계 리츠 시장의 65% 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외에도 정책적,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부동산의 임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 국가에서 보톰업(Bottom-up) 분석을 통해 밸류에이션과 배당 메리트가 높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할 예정이다. 캐나다와 싱가포르의 경우 기준 금리도 높고 10년 장기 국채 수익률도 높아 배당 수익률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면서 금리 상황과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캐나다와 싱가포르 비중을 높이 가져갈 예정이다.
국내에 출시된 글로벌 지역에 투자하는 공모 리츠 펀드 대부분이 J리츠 비중을 높이 가져가지만 메리츠운용은 오랜 고심 끝에 J리츠를 사실상 제외한다. 투자 매력이 높은 종목이 있다면 1~2종목을 투자할 수 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전망이다.
리츠 종목 선정시 기준 금리 등을 고려해서 투자를 결정하는데 일본은 이미 제로 금리 시대에 접어들었고 목표 수익률 4%를 넘는 종목이 많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과거 대비 일본 부동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 등이 지속되면서 J리츠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올림픽 이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점도 영향을 미쳤다.
J리츠에 대한 투자 비중이 없는 것 외에도 주식운용을 담당해온 김형석 매니저가 책임 운용역으로 등판한 점도 눈길을 끈다. 메리츠코리아펀드를 운용해왔던 김 매니저는 자진해 글로벌리츠펀드 운용을 담당했다는 후문이다. 부동산 펀드 관련 경험은 없지만 주식운용매니저로서 역량을 살려 차별화된 운용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특히 리츠 시장이 전통적 리츠인 주거용, 오피스, 리테일 외 에도 산업용리츠, 헬스케어리츠, 데이터센터리츠 등 다양한 서브섹터가 존재한다.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리츠 종목이 성과도 좋은 편이다. 글로벌리츠 펀드도 GICS 분류 기준에 맞춰 부동산 뿐 아니라 다양한 리츠 섹터를 다룰 예정인만큼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는 시각으로 리츠펀드를 운용을 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메리츠운용의 팀 운용체제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운용은 한 사람의 역량에 펀드 성과가 좌우되지 않게 하겠다는 명분 하에 팀 공동운용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리츠펀드의 부 매니저는 박정임 에쿼티(Equity)팀 매니저(부장)다. 박 매니저 뿐 아니라 팀에서 글로벌 인프라 펀드 등을 통해 리츠에도 일부 투자를 진행중인데 팀 운용 방식에 따라 의견을 공유하면 좋은 성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형석 매니저는 "리츠 섹터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부동산을 바라보던 시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 변화에 연동이 되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리츠 펀드를 준비해왔고 팀 운용 체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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