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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헬스케어 투자 전략]"빅파마 비즈니스 모델 변화 주목해야"김선우 쿼드운용 부장, “타깃은 면역신경 분야…미충족수요 다수”

민경문 기자공개 2020-01-08 07:37:29

[편집자주]

바이오 투자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개발중인 신약만 해도 워낙 다양하고 임상 진척도 등에 따라 투자 전략은 달라진다. 적정 밸류에이션을 찾기도 쉽지 않다. 비상장 기업은 IPO가 보장된 것도 아닌데다 상장한다고 해도 시장 환경에 따라 급변한다. 정형화된 기법으로는 100전 100패로 이어지는 이유다. 더벨은 국내 증권사, 벤처캐피탈, 운용사 등에서 활동중인 바이오 투자 담당자를 만나 그들의 전략과 2020년 시장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리어 시작은 미래에셋이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경제와 재무를 전공한 김선우 쿼드자산운용 부장(35)은 2009년부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센터를 거쳐 홍콩법인의 자기자본(PI) 투자 업무를 경험했다. 2016년부터 쿼드자산운용에서 Definition 7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등의 운용을 맡고 있다.

김 부장은 “미래에셋운용 발령 이후 처음에는 매크로 및 금융 업종 리서치 및 투자를 담당했지만 유로존 부채위기가 고조되면서 헬스케어업종도 맡게 됐다”며 “바이오 시장을 잘 모르던 상황에서 길리어드사이언스 및 셀진(Celgene) 등의 투자 성과를 보인 점이 헬스케어펀드 운용업무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단순 성과로만 본다면 벨기에 아블링스(Ablynx), 미국 이그니타(Ignyta) 투자 등이 쿼드자산운용 합류 이후 의미있는 거래로 기억될 만하다. 각각 빅파마인 사노피(Sanofi)와 로슈(Roche)에 인수되며 시장에 이름을 날렸다.

다만 김 부장이 꼽는 커리어 베스트딜은 미국 바이오기업인 포톨라(Portola Pharmaceuticals) 투자다. 포톨라는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큰 항응고 역전제를 만드는 회사다.


그는 “포톨라는 미래에셋운용에서 2014년부터 투자했던 종목인데 이직한 쿼드에서도 투자를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며 “수익률은 60% 정도이지만 임상과 규제 그리고 상업화 관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거래였다”고 말했다. 포톨라 딜은 김 부장이 바이오 투자에 대한 기초 교육 등을 진행할 때 항상 케이스 스터디로 활용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아쉬운 딜도 있었다. 쿼드자산운용 이직 이후 첫 투자였던 마이크로바이옴 업체 세레스(Seres Therapeutics)다. 김 부장은 “당시 새로운 기전의 신약 연구개발 분야이기 때문에 그에 수반되는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웠다”며 “이 같은 경험은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인 베단타(Vedanta Biosciences) 투자를 결정하는데 주된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업체 중에서는 제넥신, 에이비엘바이오, 큐리언트, 레고켐바이오, 인트로바이오 투자 등을 진행했다.

김 부장은 “성장하는 혁신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피인수합병 혹은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바이오 벤처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2~3년간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 정밀의학 기술 기반 표적 치료제, 면역항암 병용 치료제, 중국 바이오 업종 등에 자금을 투입해 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추신경계 분야에서의 R&D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지만 임상시험의 ‘무덤’으로 지목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기존 R&D는 아밀로이드 베타 혹은 타우 가설 등에 기반해 문제되는 단백질을 직접 표적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뉴라클사이언스 등과 같이 뇌 안의 면역 시스템을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면역신경(immuno-neurology)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2010년대에 들어 연구개발에서 투자개발 모델로 바뀌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성과 또한 이러한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Definition 7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에서는 Spark Therapeutics, Array BioPharma, The Medicines Company 등이 다국적 제약사들에 인수됐다.

그는 “약효(efficacy), 안전성(safety), 편의성(convenience), 접근성(access) 등의 4가지 기준을 세우고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하는 경쟁력을 갖춘 약물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며 “물론 해당 물질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일 수 있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경쟁 환경을 고려한 개발전략 등도 투자업체의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투자 시장에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김 부장은 “결국 임상 데이터 등 주요 정보에 대한 투명성 및 접근성이 미국 등 선진시장 대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감독당국의 규제보다는 투자자 교육 등을 통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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