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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업구조 개편]'비수익' 정리하는 조원태, 부채 관리 시동주총 앞두고 사업구조 개편 재개, 재무구조 개선 '초점'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07 08:24:3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6: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다음 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동안 손을 놓고 있던 그룹 사업구조 개편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말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언급했던 대로 비수익 사업 정리를 시작하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6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비주력사업과 유휴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의 지분 전량과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3만6642㎡)와 건물(605㎡)을 각각 팔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매각 의사를 밝혀온 송현동 부지와 달리 왕산레저개발은 이날 처음 매각 계획이 공개됐다. 왕산레저개발은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2016년 준공된 해양레저시설 용유왕산마리나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 완료를 목표로 직접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공고를 내는 등 관련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왕산레저개발은 한진그룹의 대표 비수익 계열사로 손꼽힌다. 조 회장이 지난해 11월 그룹 사업구조 개편을 예고했을 당시 정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조 회장은 사업 구조조정 계획과 관련해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항공운송 및 그와 관련된 사업에만 관심이 있다. 항공제작, 여행업, 호텔”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11년 11월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가장 최근 공시인 2018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당시 매출 7억원과 영업손실 23억원, 순손실 49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년 적자가 누적돼 결손금은 339억원까지 늘어났다. 사실상 모회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매년 자금을 수혈 받아 겨우 운영비용을 충당해온 셈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150억원을 지원했다. 최근 5년간 지원한 돈만 1000억원이 넘는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도 확정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해 2월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주요 계열사의 정기 주총을 앞두고 ‘비전2023’을 발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1년 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올해 주총을 앞두고 다시 해당 이슈를 끄집어냈다.

이날 이사회에서 왕산레저개발과 송현동 부지 매각이 최종 결정된 만큼 아직 매각 금액이나 딜 구조, 추후 일정 등에 대해선 전혀 확정된 내용이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송현동 부지의 매각 가격이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비상장사인 탓에 공개된 기업정보가 많지 않아 가치를 미리 추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지 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우선 상환해 최대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야만 KCGI 등 외부세력의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KCGI 등은 지속적으로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을 문제 삼으며 유휴자산 매각을 촉구해왔다.

왕산레저개발과 송현동 부지 매각이 마무리될 경우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923%에 달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태다. 2017년 557%까지 떨어졌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되며 1년새 20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800% 초반대인 아시아나항공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차입금 규모도 17조원이 넘는다.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만 15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무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차입금 상환이 시급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차입금을 우선적으로 갚아나가면 4000억~5000억원 수준인 이자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주력사업과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표현"이라며 "대한항공이 나서 가능한 빨리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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