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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코스맥스 신윤서 전무, 투자·재무건전성 '두 토끼' 잡을까40대 그룹 재경 총괄 전격 발탁…부채 압박 속 美·中사업 정상화 '과제'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26 13:06:5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윤서 전무가 코스맥스그룹 재경을 총괄하는 CFO로 임명된 2016년은 그룹의 분기점이 되는 해였다. 사업회사 코스맥스는 K뷰티와 한류의 인기를 업고 양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2005년 수출고 1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11년 2000만달러, 2015년 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2016년을 기점으로는 단번에 수출고 1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수년 전부터 추구해오던 '글로벌 No.1 ODM 화장품 기업' 비전을 성취했다.

당시 코스맥스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빠르게 상승하는 부채비율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당시 신 전무는 삼정KPMG 출신 회계사로 코스맥스에 입사해 경영진단 부장으로 근무하다 2011년 만 40세의 젊은 나이부터 재경담당 이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실무진 시절부터 크고 작은 투자와 재경 업무에 참여해왔기 때문에 그룹 재무 사정에 대해 그만큼 이해도가 높은 인물도 드물었다.

그룹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시기에, 이경수 회장이 부사장급이 맡아오던 CFO직에 46세의 젊은 상무급을 임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한 이유도 그가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적임자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 전무를 잘 아는 IB업계 관계자는 "신 전무는 조용하지만 진중하게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라며 "CFO로서 그룹의 여러 상충되는 재무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건전성 확보 '절반의 성공'

신 전무가 CFO로 승진한 후 그룹 재무제표에서는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그룹은 2013년부터 공장 증설과 신규설비 투자가 급등하면서 재무건전성보다는 양적 성장에 방점을 맞추는 기조를 지속해왔다. 부채비율은 2013년 200%를 돌파한 이래 2014년 304%, 2015년 355%를 찍었다. 차입금 규모 역시 2014년 1450억원에서 2015년 2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 전무는 부임 직후 재무안정화 계획을 세웠다. 2016년 코스맥스 유상증자를 실시해 약 1200억원을 조달하고 이중 약 20%를 차입금 상환에 투입해 부채비율을 180%까지 낮춘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였다. 당해 실시된 유증에서는 계획을 하회하는 940억원이 모집됐다. 하지만 신 전무의 노력에 힘 입어 2016년 한때 400%를 돌파했던 부채비율은 연말께 220%까지 줄었다. 차입금 규모는 2016년 2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났지만, 차입금 증가율을 크게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신 전무는 재무개선을 이어가는 한편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는 그룹 기조에도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해 말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화성공장 증축과 평택 물류센터 증설 등 설비 투자와 이듬해 누월드 등 주요 해외 거점 인수합병(M&A)에 투입했다. 부채비율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 인프라에 과감한 마중물을 붓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인식에도 공감했기 때문이다.

2017년 하반기에 이뤄진 미국 화장품 ODM 업체 누월드 인수건은 신 전무가 CFO로 부임한 직후 맡게 된 첫 대형 M&A였다. 중국을 넘어 미국에 코스맥스그룹의 거점을 마련하는 핵심 딜이었다. 그룹 재경팀은 신설 특수목적회사(SPC) 코스맥스웨스트를 통해 누월드를 인수하는 복잡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막대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전해부터 유상증자 계획을 세우면서 꼼꼼하게 준비했다. 이어 코스맥스뿐만 아니라 이경수 회장과 코스맥스엔비티(당시 뉴트리바이오텍)의 출자까지 면밀한 계획을 세웠고 코스맥스웨스트를 설립했다.

하지만 누월드 인수와 뒤이은 신사업 안착 과정은 그룹에 다시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왔다. 신 전무 부임 이후 2016년 말 220%까지 낮아졌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300%대를 다시 넘어섰다. 차입금 부담 역시 누월드 인수 이후 급등해 2017년 총차입금은 4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수직 상승했고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올해 미·중 사업 반등 변곡점…'정상화' 달성할까

신 전무는 최근 투자에서 다시 재무지표 개선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설법인 코스맥스이스트를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재편하는 작업에서도 이런 기조는 드러난다. 중국 지주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10%를 SV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해 8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이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로 돌아왔지만 아직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코스맥스는 작년 4분기 난관을 만났던 중국사업 실적 하락폭을 기대보다 빨리 늦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악재 속에 올해 상하이법인의 매출이 안정성을 찾을지가 남은 과제다. 누월드와 코스맥스USA 법인 역시 작년 적자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신규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올해 인수 4년차가 되는 누월드는 손익분기점을 넘느냐의 기로에 놓여있다.

올해도 양 법인에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 전무는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까. 신 전무는 작년 내내 재무지표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여전히 부실 매출채권 문제와 재고자산 관리, 대손상각비 문제 등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신 전무는 작년 말까지 사업회사 코스맥스 영업 현금흐름을 간신히 정(+)의 흐름으로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지만 상당한 규모의 투자 현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차입금 역시 2018년 말 4300억원에서 3분기 말 기준 5400억원 규모까지 한층 더 확대됐다. 특히 단기차입금 비중이 급등하면서 부채 문제가 언제든 재발 가능한 불씨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가 올해 이런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모이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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