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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하나금융 '미래' 이끄는 한준성 디지털총괄 부사장⑥40대에 '최연소' 그룹 전무 선임, 지주·은행 겸직하며 디지털 전략 총괄

이은솔 기자공개 2020-04-14 09:32:33

[편집자주]

하나금융은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변화를 시도해왔다. 1971년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고 2005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등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체질 개선도 지금의 하나금융을 만든 원동력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하나금융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18년 하나금융을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하나은행의 경쟁자로 스타벅스를 언급했다. 더이상 하나금융의 본질을 전통적 은행업에 두지 않겠다는 의미다.

데이터, 디지털, 스타벅스... 과거에는 금융과 무관하게 여겨졌을 단어들이 하나금융의 미래를 드러내는 키워드다. 하나금융 내의 이런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 온 사람은 그룹 내 '디지털 키맨'으로 꼽히는 한준성 부사장이다. 현재 그룹디지털총괄(CDIO) 부사장과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을 겸직하며 하나금융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신사업 발굴에 올인…'없던 직함'도 만들었다

한 부사장은 그룹 내 최연소 전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1966년으로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중 막내지만 승진은 가장 일렀다. 2015년 만 48세에 지주 전무로 임명됐다. 하나은행 부행장 중 임원 연차가 가장 높아 유고시 직무대행을 맡는 은행 내 '넘버2'이기도 하다.

한 부사장은 선린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인 1987년 국민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2년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행했다.

하나은행에서는 신사업 외길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주 시너지통합팀에서 잠깐 근무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행원 시절의 거의 모든 커리어가 디지털, 신사업, 미래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2년에는 e-business팀의 과장을 맡았는데, 당시 e-business팀은 스마트카드, 인터넷뱅킹 등 신규 성장동력을 찾는 역할을 했다.

2004년부터는 전략기획부와 지주 시너지추진부 등을 거쳤고 2006년부터는 다시 신사업 분야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10년 이상을 신사업기획부, 신사업추진부, 미래금융사업본부에서 보내고 있다. 2013년에는 당시 국내에는 없는 직함이었던 CFIO(Chief Future Innovation Officer), 즉 미래혁신총괄 전무로 선임됐다. 기존의 직함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핀테크 향한 꾸준한 열정…'컵라면대출' 등 히트상품 발판

한 부사장은 핀테크라는 단어가 지금처럼 일상적으로 쓰이기 전부터 핀테크 산업을 스터디하고 연구해 왔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스타트업이나 IT분야 관계자들과 격의없이 소통한다. 함께 일했던 관계자는 "한 부사장은 테크크런치 같은 해외 IT전문 매체나 월스트리트저널을 꼼꼼히 찾아읽고 직접 브리핑 자료를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며 "일반 은행원들보다 디지털에 대한 인사이트가 남다르고 열정이 깊다"고 설명했다.

2012년 당시 신사업추진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한 부사장은 전자지갑인 하나N월렛을 출시했다. 선불 충전을 통해 실물 카드가 아닌 모바일로도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였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최초였다. 뱅크월렛 카카오가 2년 후인 2014년 출시됐다는 걸 감안하면 당시 하나금융이 핀테크 분야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나N월렛은 출시 당시에는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ICT 기술을 금융에 접목해 본 경험은 그 다음 프로젝트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었다. 하나은행은 이후 지문인증, 텍스트뱅킹 등 복잡한 금융 접근성을 크게 단축하는 서비스들을 연이어 출시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신사업은 실패를 전제하는 사업"이라며 "한 두 번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위축되지 않고 꾸준히 신사업을 발굴했기 때문에 지금의 편리한 핀테크 기술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금융의 비대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하나멤버스와 하나원큐뱅크도 한 부사장의 작품이다. 하나멤버스는 2015년 은행, 금융투자, 카드 등 그룹 내 계열사를 하나금융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해 멤버십을 제공하기 위해 탄생했다. 현재는 대출, 적금, 투자 등 하나금융의 서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5% 금리를 제공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적금도 하나원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과 하나멤버스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했다. 하나은행의 히트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도 모바일 뱅킹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호응을 얻었다. 어플리케이션이 전통적인 은행업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오는 창구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특히 3분내 대출 한도를 알려준다고 해서 '컵라면 대출'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모바일 대출상품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머신러닝을 통한 개인신용평가시스템 덕분에 고객은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클릭 한 번으로 대출 한도를 조회할 수 있다.

이런 편리함 덕분에 하나원큐 신용대출의 판매고는 출시 6개월만에 2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타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도 대출 상품 기획 회의를 할 때 성공 케이스로 참고할 정도로 업계에서 파급이 컸다"며 "하나은행이 이전부터 벌여온 디지털 혁신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이런 혁신 금융의 탄생 배경에는 오랜 기간 하나금융이 선제적으로 시도해 온 수많은 신사업들이 있었다. 핀테크 시대의 금융에서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만큼이나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을 적용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부사장과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가 겪어온 부침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하나금융의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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