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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아저씨, '8자' 지키면 노후에 팔자 핀다 [WM라운지]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공개 2020-03-26 09:24:5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가 내년이면 오십이다. 오십. 놀랍지 않냐? 인간이 반세기 동안 아무것도 안했다는게. 아무것도 안했어. 기억에 남는게 없어. 학교 땐 죽어라 공부해도 밤에 자려고 누우면 삼시 세끼 챙겨먹은 기억밖에 없더니 이게 딱 그 꼬라지야. 죽어라 뭘 하긴 한거 같은데 기억에 남는게 없어. 아무리 뒤져봐도 없어”

몇 년 전 <나의 아저씨>라는 TV 드라마에서 50세를 앞두고 퇴직한 가장의 자조적인 대화다. 100세 시대 라지만 남은 반 백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건 드라마 인물만의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며칠 전 구내식당에서 회사를 퇴사한 선배님의 소식을 들었다. 한때 회사에서 승승장구 하셨던 분인데 최근에 ‘주택관리사자격증’을 따서 지방상가 건물을 관리하게 되었다며 좋아하셨다고 한다.

월수입 250만원,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니 월세와 생활비를 공제하고 나면 얼마 안 되는 수입이지만 처음 시작하는 일에 매우 들뜬 기분이라고 했다. 우리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한다면 똑같은 일을 평생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설사 있다 하더라도 너무 지루하진 않을까. 한 직장에서 입사해 길면 30년, 보통은 20년 남짓(물론 각자 직장사정상 달라질 수 있지만) 근무하면서 몇 번이고 업무가 달라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100세 시대에 남은 반 백년을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만은 아닐 듯 싶다. 주변에 늦은 나이에도 만학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종종 보게 된다.

<백년을 살아보니> 저자 김형석교수는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은 75세까지는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살면서 한 두번 정도는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간절한 적이 있지 않은가. 물론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자식 뒷바라지 때문에 시작을 미룬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대한민국 50대 아저씨에게 지금 필요한 '8자'를 살펴보았다.

첫째, 배우자(學習). 고려대학교 최성환 겸임교수는 은퇴 후에는 두 배우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하겠지만 하나는 남편 또는 아내, 나머지는 뭔가 배우자라는 ‘배우자’다. 참 재미있는 얘기이며, “아하! 그렇구나” 라고 무릎을 치게 하는 말이다. 둘 다 중요하지만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뭔가를 ‘배우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서울시 50 플러스센터 등에서는 다양한 학습 및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개설 되어 있다. 특히 요즈음 50대에게 인기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과정’도 개설되어 있다. 잘만 하면 수입은 덤이다.

둘째, 걷자. 가장 돈이 안드는 운동 중 하나다. 효과는 만점이다. 물론 전문의 말이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는 하루 8000보 이상을 걸으면 하루 3끼 칼로리를 충분히 소모할 수 있다고 한다. 혹자는“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낮는다”라고 한다. 50세 이후에는 몸이 큰 재산이다. 시간이 없다면 출퇴근 길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셋째, 쓰자. 누구나 퇴직과 은퇴는 한다. 시기의 문제다. 50세 이후는 은퇴를 기다리며 출퇴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이왕이면 매일 은퇴를 기다리는 자신의 마음과 준비상태를 글로 옮겨보면 어떨까? 요즈음 일부러 글쓰기 수업도 배우러 다니는 중년아저씨들이 많다. 자신의 개인블로그나 Post를 개설하여 일상을 적어 나가보자. 은퇴시점에 축적된 글을 출판해도 괜찮다. 은퇴시점에 두려움보다 큰 자신감이 생길것이며, 글을 통해 개인강연을 시작할 수 있다. 짧은 글이라도 오늘부터 쓰자.

넷째, 듣자.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귀는 열어라” 라는 말이 있다. 영화<인턴>에서 주인공 70세의 벤(로버트드니로)은 과거 직장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풍부한 인생경험을 무기로 젊은 직장인들의 고민(연애 그리고 일)을 잘 들어주며 존경 받는 인물로 등장한다. “나때는 말이야”가 아니라 “나도 그랬어 괜찮아”라는 표현이냐 말로 존경 받는 50대 중년으로서 기본 에티켓은 아닐까.

다섯째, 입자. 옷을 잘 입자다. 50대뿐만 아니라 누구나 깨끗하게 옷을 잘 입는 것도 경쟁력이다. 돈을 주고 이미지컨설팅을 받을 필요까진 없다. 유튜브에 멋진 패션니스트들이 중년들의 옷 잘 입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큰 돈 안들고“Dress and Clean Up 중년”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주변에 차고 넘친다. 늙은 50대가 되지 말고, 젊은 40대가 되자.

여섯째, 빚지지 말자. 50대는 직장에서 안정적이며, 수입이 가장 많은 시기다. 일반적으로 생애에서 가장 큰 차를 구입하기도 한다. 빚으로 큰 차를 사지 말자. 나이가 들수록 큰 차에 탈 가족이 많지 않다. 차가 당신의 사회적 지위를 말해주지 않는다(친구들은 다 안다). 그런 시절은 지났다.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수단일 뿐이다. 50대는 자기 자산/부채 상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부채는 50대의 얼굴이다.

일곱째, 속지말자. “50대 후반의 기혼자, 자신의 판단과 금융지식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 새로운 판매광고에 귀가 솔깃한 사람, 최근에 건강 또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 이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금융사기를 당하기 쉬운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미국투자자보호재단에서 정의한 내용이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아는 사람인데 잘 해주겠지, 전문가니까 잘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버려라.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울 수 있다. 배우자의 사망, 이혼소송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불현듯 다가오는 도움의 손길을 특히 조심해라. 사람의 어려움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여덟째, 간(肝)처럼 살지말자. 간은 침묵의 장기다. 증상을 평소에 알 수 없다. 큰 병이 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은퇴하면 어떻게 되겠지”, “그래도 자식이 모른체 하지 않겠지”, “설마 큰 병은 걸리지 않겠지” 이렇게 간처럼 무디게 살아가는 50대들이 적지 않다. 선즉제인(先則制人)이라는 말이 있다. 앞서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人)을 누를 수 있다는 뜻이다. 남을 의미하는 인(人)을 나의 인생(人生)으로 바꾸어 보면 인생을 다스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50대는 아직 반백년이 남았다.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前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한국능률협회 퇴직예정자 노후준비교육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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