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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37% vs 29%' 벌어진 간격…국민연금의 선택은?조원태 회장측, 지분 격차 7%P 걸린 가처분 소송서 모두 승소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24 17:13: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5: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한진칼 주주총회를 사흘 앞두고 반(反)조원태 연합군이 신청한 가처분 소송 2건을 모두 기각하면서 팽팽하던 경영권 분쟁의 판세가 급격히 바뀌었다. 그동안 캐스팅보터로 주목받던 국민연금(2.9%)의 의결권 향방과 무관하게 조원태 회장이 승리를 거두게 될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오전 가처분 소송 공판을 열고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27일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 자격을 다툰 이번 소송에서 주주연합이 패하면서 한진칼은 우호 지분이 늘고 주주연합은 줄어들게 됐다.

이날 법원은 주주연합이 지난 12일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3.8%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대한항공이 이들 단체들에 자금을 출연하고 특정 임직원이 자가보험 소유의 주식을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조 회장의 영향력 행사 범위에 포함된다는 주주연합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간 주주연합은 조 회장이 사실상 특수관계인인 이들 보유 지분에 대해 대량보유변동보고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을 어겼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법원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또한 주주연합이 반도건설 보유 지분 전량(8.2%)에 대한 의결권을 보장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법원은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조 회장에게 임원 선임을 요구한 지난해 12월16일 이후부터는 주식 보유 목적이 '경영 참가'였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로부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아 5%를 초과하는 부분(3.2%)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결론 지었다. 반도건설이 '경영 참여' 의사가 있으면서도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허위 공시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가처분 신청은 주주연합이 법원에 판단을 요청했을 때부터 일부 논란이 있었다. 한진칼이 반도건설의 의결권 자격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전에 주주연합에서 먼저 의결권을 보장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공격이 들어오기도 전에 방어에 나섰던 셈이다. 때문에 ‘제 발 저린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날 법원의 판결로 조원태 회장 측과 주주연합 측의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게 됐다. 주주연합은 기존 31.98%(KCGI 17.29%·조현아 6.49%·반도건설 8.2%)에서 3.2%포인트가 줄어든 28.78%로 정리됐다.

반면 조 회장은 기존 33.45%에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3.8%)을 더해 우호지분율이 37%를 넘어서게 됐다. 앞서 대한항공 자가보험은 한진칼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구성원에게 직접 찬반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는 ‘불통일행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대부분 조 회장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진그룹 안팎에서 조 회장에 대한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이에 따라 아직 최종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2.90%가 기존보다 힘을 잃게 됐다. 법원 판결로 양 측간 지분율이 7%(3.8%+3.2%)포인트 더 벌어지면서 더 이상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한진칼 등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주총 전날인 26일 마지막으로 자리를 마련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해 국민연금의 최종 결정에 눈길이 쏠렸다.

한진칼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도 중요하다.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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