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치경제학 이론에는 중대 사건(critical point)이란 역사적 개념이 있다. 중대 사건은 제도와 개인의 행동 방식을 변화시켜 이후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시적 현상인가 싶었더니 어느새 글로벌 실물 경기까지 일파만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19'가 대표적인 예다.코로나19 사태로 가장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는 유통기업 중 하나가 신세계다. 신세계는 2016년까지 집행된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 가도에 접어들고 있었다. 2016년 3조원에 못 미치던 매출은 2017년 3조8700억원, 2018년 5조1900억원, 지난해 6조4000억원으로 3년만에 2배 이상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악몽같은 시간을 맞닥뜨려야 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을 가득 메웠던 소비자들의 발길은 급감했다. 일일 유동인구 100만명이 넘는 고속터미널역에 자리잡은 강남점은 확진자 방문 등으로 지난 두어달 간 다섯번이나 문을 닫아야 했다. 매출은 급감했는데 매일 방역비로 점포당 수백만원이 지출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영향으로 대부분의 기업들과 같이 신세계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렇게 분위기가 급변할 지 꿈에도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초 신세계는 올해 1조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었다. 내년 완공을 앞둔 대전사이언스콤플렉스를 비롯해 강남점·영등포점 등 기존점 리뉴얼, 시코르 등 신사업에 수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3년 전부터 공들여 육성해온 시코르 신사업이 대표적으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까지 30개 점포를 개점한 시코르는 올해 10개를 추가해 40개 점포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연초 코로나19를 만나며 사실상 보류된 상태다. 2분기에 접어든 현재까지 신규 개점 점포는 '제로'(0)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주요 H&B스토어 오프라인 매출은 최대 40%까지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아리따움 명동점은 개점 10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글로벌 브랜드 세포라 역시 작년 말 국내 진출 후 반년도 안 돼 존폐 기로에 섰다.
유통업계에서는 그간 신세계 시코르 사업성에 대해 의문이 많이 제기된 상태다. 대형 판매 공간은 대부분 가두점포 형태로, 임차료와 인건비 등 상당한 고정비를 발생시켜 왔다. 판매 가격은 백화점과 동일한 수준이라 온라인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반면 서비스는 백화점 보다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간 공격적인 오프라인 출점 전략에만 집중했기에 경쟁사 대비 온라인 비중이 낮은 것도 한계다.
어떤 행위자는 역사의 조류에 도전한다. 그들은 위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 전화위복의 발판으로 삼는다. 신세계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명함으로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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