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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업 리포트]자회사 앞세운 삼화네트웍스, '투트랙 전략' 통할까2018년 스튜디오아이콘 설립, 신진작가 발굴·새 콘텐츠 생산 박차

조영갑 기자공개 2020-04-09 08: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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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4관왕'에 오른 기생충 이후 한국 영상 콘텐츠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으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K-Contents’가 침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영상 콘텐츠의 가치를 재입증해주고 있다. 더벨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의 전방에서 활약하는 기업을 조명해 발전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라마 제작 부문의 전통적인 강자인 삼화네트웍스가 2018년 신설한 자회사 스튜디오아이콘을 앞세워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대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신상윤 대표는 이 자회사를 직접 챙기면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삼화네트웍스는 2018년 10월 100% 출자 구조로 자회사 스튜디오아이콘을 설립했다. 삼화네트웍스는 기존 작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강점이 있는 드라마 제작에 역량을 투입하고, 신설 자회사를 통해서는 신진작가를 발굴해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삼화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액 54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총 4편을 수주, 제작해 처음으로 5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삼화네트웍스는 2016년 낭만닥터 김사부1 등 총 5편을 제작하면서 45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주율이 떨어지면서 매출액은 2017년 210억원, 2018년 126억원 등 급격히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설립을 두고 "실적의 변동성을 줄이고, 새롭게 변모하는 콘텐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 대표 '양동작전', 드라마 명가 지위 이어가며 뉴미디어 대응

삼화네트웍스의 전신 삼화프로덕션은 드라마 외주의 메카로 불린다. 1980년 설립됐다. 2011년 작고한 설립자 신현택 회장은 김수현 작가와 교유하면서 숱한 명작을 만들어냈다. 목욕탕집 남자들(1995), 명성황후(2000), 조강지처클럽(2008), 천사의 유혹(2009), 제빵왕 김탁구(2009) 등이 신 회장의 손끝에서 나왔다.

2011년 선친이 작고한 뒤 경영권을 물려받은 신상윤 대표는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웹툰 원작이나 실력 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제작하면서 삼화라는 브랜드에 신선함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선친의 명성을 이어가면서도 올드한 이미지의 삼화에 트렌디함을 부여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아이콘은 이런 신 대표의 고민이 녹아있는 산물로 꼽힌다. 드라마 기획, 제작을 주 사업으로 하면서 신인 작가 발굴까지 겸하고 있는 탓이다. 삼화네트웍스 관계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스템을 도입해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출, 미술, 제작에 각 영역의 디렉터가 작가와 협업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현재 협업 작가는 5명 정도로 파악된다.

스튜디오아이콘의 자체 실적은 아직 전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존 삼화네트웍스가 구축한 기획 역량과 작가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당장 올해 5월 드라마 '외출'(연출 장정도, 극본 류보리)이 tvN를 통해 방영된다. 2부작 단편 드라마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선 신 대표의 '투트랙 전략'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드라마 멘탈리스트(The Mentalist)의 판권을 사 한국적으로 변용하는 대본작업도 진행 중이다. 2014~2015년 미국 CBS에서 시즌7까지 방영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삼화네트웍스 관계자는 "스튜디오아이콘은 2019년 작가, 감독 등 진용을 구축하는 단계를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편성에 나서 콘텐츠 생산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화네트웍스, 2019년 제작 드라마 4편 중 3편 흥행 성공

삼화네트웍스는 자회사와 별개로 기존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19년 삼화네트웍스는 4개의 드라마를 제작, 방영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2~4월까지 SBS에서 방영된 '열혈사제'는 삼화네트웍스의 기획력을 확장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최고시청률 22%를 기록했다. 원작 캐릭터 분석, 미술, 연출 등의 과정에서 작가들의 협업이 빛났다는 평가다. 6월부터 11월까지 KBS2에서 방영된 ‘태양의 계절’ 역시 17.3%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tvN에서 방영된 '멜로가 체질'은 시청률 2% 수준에 그쳤지만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화제가 됐다. MBN에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방영된 '우아한가' 역시 1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MBN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됐다. 삼화네트웍스는 2019년 4개의 드라마를 통해 제작수익 306억원을 벌어들였다.

더불어 삼화네트웍스는 2019년 확보한 넉넉한 순현금(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을 기반으로 향후 자체 IP(저작권)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화네트웍스이 보유한 순현금은 2019년말 기준 202억원 가량이다. 드라마 제작사 중 흔치않은 규모다.

드라마 외주 제작은 수주산업에 가깝기 때문에 수주한 제작매출 대부분이 매출원가로 소진된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다. 하지만 자체 IP로 드라마를 제작할 경우 제작매출 외에 IP 등 판권료가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삼화네트웍스의 지난해 판권료 수익은 62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11.5% 수준이다. 삼화네트웍스 관계자는 "올해 예정된 작품 중 어떤 작품을 자체 IP로 진행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와 관련한 출발도 좋다. 삼화네트웍스는 지난 2월 SBS에서 종방된 낭만닥터 김사부2가 27%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제작부문의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쌍갑포차'는 올해 5월 JTBC 방영을 확정 지었고, 스튜디오아이콘의 '외출' 역시 tvN을 통해 공개된다. 또 추가 2편의 프로젝트가 방송사와 협의 중이다. 확정되면 총 5편의 제작으로 2016년 이후 최다작이 될 전망이다.

삼화네트웍스 관계자는 "기존의 삼화네트웍스의 장점은 살려가면서 현재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자회사(스튜디오아이콘)을 적극 활용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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