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보다 수수료 비싼 요기요는 잠잠…이유는 요기요, 프랜차이즈 중심 차별화 전략…배민, 선거 앞둔 최악 시점의 개편 지적도
서하나 기자공개 2020-04-10 08:31:2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2018년 점유율 10%이던 배달통은 현재 2~3%대로 밀려났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한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 지분 인수를 마치면 한 지붕 세 가족이 되는 셈인데, 각 배달앱은 별도로 운영된다.이 와중에 유독 배달의민족만 수수료 개편을 두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심지어 요기요는 개인 점주의 경우 배달의민족에 비해 수수료가 두배 이상 비싸다.
업계에선 두가지 이유를 찾고 있다. 요기요는 개인 점주 대신 프랜차이즈에 주력하는 영업방식을 내세운다. 프랜차인즈 본사와 협상을 통해 장기 계약을 맺는 대신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주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여러 가맹점이 한꺼번에 유치되는 효과가 있어 관리가 쉽고 운영이안정적이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개인 업주 비중이 높다.
무엇보다 시기가 문제였다. 요기요는 2014년부터 수수료 체제 변화를 주지 않았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수수료 개편을 단행했는데 하필 코로나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시기에 총선까지 앞둔 시점이었다. 또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글로벌 자본에 매각되면서 오히려 반감을 일으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결합은 공정위의 독과점 심사 결과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부각된 시점인 만큼 이를 다시 경제 논리로 해소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요기요' 개인 점주 수수료는 '2배'
요기요의 개인 업주 대상 중개수수료는 12.5%다. 배달의민족이 최근 개인 업주 대상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5.8% 수준으로 조정했다. 또 일부 서비스의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며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수료는 요기요가 훨씬 높다.
기본적으로 요기요의 배달 수수료가 높은 이유는 프랜차이즈 유치에 집중된 사업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요기요와 프랜차이즈의 계약은 연간 단위로 이뤄진다. 월 단위로 계약을 맺는 개별 업주와 비교해 운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일반 음식점 등록은 직원이 직접 메뉴 하나하나를 등록해야 한다. 옵션이 많아질수록 인건비도 늘어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경우 모든 업체가 단일 메뉴를 판매하고 한 번만 등록하면 적게는 수백 개에서 많게는 수천 개의 업주를 한꺼번에 유치할 수 있다.
대신 요기요는 프랜차이즈 업주에게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준다. 브랜드별로 수수료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5~8% 혹은 그 이하다. 프랜차이즈 수수료는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수준 혹은 조금 비싼 수준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수수료는 일반 업주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내려간다"며 "매년 협상을 하는데 그때마다 프랜차이즈 회사의 마케팅 규모에 따라 책정되는 수수료가 확연히 달라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이 프랜차이즈와 개인 점주간 수수료에 구분을 따로 두지 않는 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그동안 프랜차이즈와 개인 점주 간 수수료에 차이를 둔적은 한번도 없다"며 "전체 입점 점주에서 개인 점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프랜차이즈 점주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이 정액제 상품으로 '울트라콜'을 월 8만8000원(부가세 포함)에 판매하는 것처럼 요기요도 정액제 상품인 '우리동네 플러스'를 운영한다. 대신 가격은 공개입찰 방식으로 정한다. 공개입찰 방식은 동네별로 가장 많은 높은 금액을 써내는 1, 2, 3등 업주를 상단에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가격이 공개되는 특성 탓에 너무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면 유찰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론을 돌린 '결정'은 무엇이었나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은 모두 직접 고용한 배달인력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배달의민족은 자체적으로 고용한 배달인력을 활용해 배달해주는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고 있고, 수수료는 16~17% 사이다. 요기요는 본격적인 본격적인 서비스 시행에 앞서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책정된 수수료는 매출의 7%+1000원 수준이다.
요기요는 개인 업주에 높은 수수료를 받는 만큼 본사 차원에서 이벤트나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해 '누구나 5000원 할인' 이벤트의 경우 모든 카테고리 음식 주문에 대해 5000원을 할인해줬는데 비용 전액을 본사에서 부담했다. 요일별로 다른 브랜드의 할인을 제공하는 '슈퍼레드위크'도 운영 중이다. 2018년 11월에는 만원 이하 주문 수수료를 없앴다. 배달앱 시장에서 1인가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으로 1인가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요기요는 "중계 플랫폼의 특성상 점주의 매출이 늘지 않으면 회사도 매출을 가져갈 수 없는 구조"라며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고 요기요를 생활앱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보니, 수수료 인하보다는 점주들에 어떤 편의성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을 가른 결정적 차이는 단순히 수수료 체계의 차이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오히려 요기요의 수수료가 더 높거나 두 회사 모두 비슷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인상한 시기'와 '국민 정서'가 맞물려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타당성을 얻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애국심 마케팅을 하면서 업계 1위가 됐고, 독일 회사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반감을 샀다"며 "결정적으로 이번에 수수료를 올리면서 타겟이 됐고 하필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 여파로 자영업자들까지 어려운 상황이라 시기마저 좋지 않았다"고 파악했다.
◇공정위 결합승인에 영향 얼마나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은 딜리버리히어로의 지분인수 이후에도 각각 별개로 운영된다.
마지막 남은 관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다. 최근 여론의 질타 분위기 속엔 두 회사의 결합은 독과점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결국 이를 해소할 카드는 수수료 개편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것이 아니고 경제적 원리에 따라 진행된 것이란 점을 얼마나 어필하느냐에 달려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기업 결합 심사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함구했다.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은 딜리버리히어로와 배민의 합작사인 '우아DH아시아' 산하의 자회사이자 딜리버리히어로의 직속 자회사가 되는 것이지만 요기요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서비스"라며 "지분 구조로 보면 연관은 있지만 하나의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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