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업 리포트]시큐아이, 삼성 덕 업계 톱3 안착…수익성 회복 시급2000년대 e삼성에서 탄생…에스원 거쳐 삼성SDS로 편입
성상우 기자공개 2020-04-17 08:14:52
[편집자주]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사람과 기계의 모든 소통이 인터넷망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의사결정하는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소프트웨어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소프트웨어의 범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공지능, 보안솔루션 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한다. 제조업 다음을 책임질 지식 산업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책임지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보보안 솔루션 업체인 시큐아이는 국내에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도 삼성그룹의 벤처 투자 과정에서 탄생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해 설립한 인터넷 사업 지주사 'e삼성'의 계열사 중 하나였다. 닷컴 버블이 꺼지고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e삼성이 해체되면서 시큐아이는 에스원을 거쳐 삼성SDS로 주인이 바뀌었다.2015년 삼성SDS 품으로 들어온 시큐아이는 현재 보안업계 매출 규모 기준 '톱3'로 자리잡고 빠른 속도로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익성과 삼성 그룹 내부 거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 삼성그룹 매출 발판삼아 13년만에 매출 1000억원대로
시큐아이는 2001년 에스원을 주인으로 맞으면서 본격 성장세를 시작했다. 당시 240만주 가량의 e삼성 주식이 타 계열사들로 처분되는 과정에서, 에스원은 이 부회장이 보유 중이던 시큐아이 주식 50만주를 약 32억원에 매입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기 보유중이던 지분 9.49%를 합쳐 에스원의 지분은 약 53% 수준이 됐다.
이때부터 시큐아이는 삼성 그룹 내부 매출을 발판삼아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설립년도인 2000년에 89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이듬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후 2002년부터 3년간 매년 200억원, 300억원, 400억원을 차례로 돌파하며 급성장했다.
이 시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삼성 그룹 매출이었다. 최대주주인 에스원을 비롯해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삼성전자, 삼성생명보험, 삼성카드 등 그룹 내 IT 및 금융 계열사들이 주 고객이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그룹 내부 매출 비중은 48~68% 수준을 유지하며 시큐아이 실적을 떠받쳤다.
초기 사업 안정화를 거친 시큐아이는 2010년대 중반까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2009년 401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이듬해 544억원(2010년)을 돌파한 뒤, 830억원(2011년)→941억원(2012년)→1036억원(2013년) 규모로 급성장했다. 수익성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2000년대 초반 20억~30억원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은 이 시기 200억원 가까이 치솟았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10%후반대에서 20% 초반대를 유지했다.
이 시기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큐아이는 사업 분야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현재 △정보보안 솔루션 판매 및 △유지관리 △방화벽 및 침입방지 시스템 △보안관제 △보안컨설팅 서비스 등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영위 중이다. 정보 보안 솔루션 판매 매출 비중이 약 40.5%로 가장 크다. 방화벽·침입방지시스템 제품 매출 비중이 약 30.5%로 그 뒤를 잇는다. 솔루션 유지 관리 및 보안 컨설팅 등 기타 서비스는 약 29% 비중이다.
◇ 삼성SDS 자회사 편입 후 악화된 수익성…최환진 대표 최대과제
시큐아이의 최대주주는 2015년에 한 차례 더 바뀌었다. 삼성SDS가 에스원으로부터 약 970억원에 52%대의 지분을 사들였다. 유사 사업 부문을 하나로 결집해 시너지를 추구하고자한 이재용 부회장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었다. 현재까지 삼성SDS는 56.52% 지분율을 유지 중이다. 2대 주주는 8.7% 지분율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삼성SDS로 주인이 바뀐 뒤 역설적으로 시큐아이 실적은 하락했다. 1000억원을 넘어섰던 매출은 700억원대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률로 한자릿수로 내려갔다. 삼성 그룹 내부 매출은 30% 이상 수준을 회복했지만 높은 매출원가율이 문제였다. 50% 중반 수준이었던 매출원가율이 60% 이상으로 높아졌다. 판관비 비중도 17~19%로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됐다.
2017년 구원투수격으로 최환진 대표가 선임됐다. 전임 석경협 전 대표는 인수 후 2년간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최 대표는 1년만에 연매출을 다시 1000억원대로 복귀시켰다. 지난해 매출은 1192억원, 2018년 매출은 1078억원이다.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다. 최 대표 취임 후 매출 반등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 삼성SDS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10%선을 오르내렸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5%까지 떨어졌다. 회사측은 "연구개발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 중이고 사업 확장 및 투자에 따른 지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초반 성장기보다 줄어든 그룹 내부 매출분을 대외 사업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 비중은 약 27% 수준이다. 삼성 내부 계열사간 거래에서도 더이상 예전같은 수준의 마진율이 허용되지 않은 탓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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