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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트론, 공모채 데뷔전 '오버부킹' 증액 발행 [Deal Story]5년물 500억, 금리매력 어필…KB·현대차증권 조력 '톡톡'

이지혜 기자공개 2020-04-16 14:47:1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트론이 공모 회사채 시장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채권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A급 신용등급을 보유해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모집금액의 세 배에 가까운 수요를 끌어모으며 증액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절대금리 매력을 어필한 덕분이다. 공모희망금리밴드를 넓게 설정하면서 리테일 수요까지 끌어들였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핵심적 기술 개발을 맡아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도 투자매력을 높인 요소다.

◇데뷔전 ‘오버부킹’…금리매력 어필

현대오트론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13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집금액은 3년물 300억원이었지만 400억원, 5년물은 200억원에 103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모두 1430억원으로 모집금액의 세 배에 가까운 투자수요가 몰린 것이다.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현대오트론은 5년물 발행규모를 당초 2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3년물과 5년물을 모두 합쳐 약 800억원을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트론의 수요예측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현대오트론의 공모채 시장 데뷔전에는 악조건이 많았다. 일단 채권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투자심리가 풀리지 않고 있었다. 신용등급 AA0를 보유한 롯데푸드조차 공모희망금리밴드를 최대한 넓히고 채권시장 안정펀드가 참여한 덕분에 200%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현대오트론의 신용등급은 A0로 롯데푸드보다 한참 낮다. 이 때문에 채안펀드의 참여도 기대할 수 없었다. 투자심리가 AA급 등 우량물과 A급 이하의 비유량물로 양극화하기도 했다.

현대오트론은 고금리 매력을 최대한 어필했다. 공모희망금리밴드를 3년물과 5년물 모두 등급민평 대비 -50~+50bp로 설정했다. 일반적인 경우보다 밴드를 크게 넓힌 것이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13일 기준 A0 회사채의 등급민평은 3년물이 2.19%, 5년물 2.74%다. 밴드 상단에 조달금리가 결정되면 3년물은 2%대 후반, 5년물은 3%대에 이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오트론의 공모채 금리가 비교적 높은 편이라 3년물은 기관투자자가 주로 수요예측에 참여했지만 5년물은 리테일 수요가 많았다”며 “현대오트론이 현대차그룹의 기술개발에 있어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현대오트론은 2005년 현대차그룹과 독일 지멘스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됐지만 2010년 현대차가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현대차그룹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자동차 전자제어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발돋움했으며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 실력 입증…현대차그룹 입지 확대할까

단독으로 대표주관업무를 맡은 KB증권도 체면을 지켰다. KB증권 관계자는 “유일하게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린 현대차증권과 함께 일찍부터 투자자를 접촉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일반적 초도발행 기업보다 더 많은 투자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KB증권이 이번 딜을 발판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 딜에서 입지를 넓힐 계기를 마련하게 될지 주목된다.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에서 강력한 선두기업이지만 유독 현대차그룹 딜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일반 회사채부문에서 대표주관을 기준으로 KB증권은 단 세 건의 딜만을 맡아 4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에도 현대차그룹 딜을 수임하지 못하다가 2분기 들어 현대오트론, 기아차 공모채 딜에서 대표주관을 맡으면서 조금씩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KB증권과 현대차증권에게 지급할 인수수수료도 비교적 후하게 지급한다. 3년물은 25bp, 5년물은 20bp를 책정했다. 대표주관수수료는 3년물과 5년물 모두 5bp다. 더벨리그테이블에 따르면 IB업계 인수수수료 평균은 20.68bp, 대표주관수수료는 2.87bp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초도발행의 경우 그만큼 품이 많이 들기에 수수료를 더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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