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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OCI 부회장의 '험한 일'을 응원한다 [thebell note]

이아경 기자공개 2020-04-22 08:28:1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Ceux qui tombent ont des ailes).' 오스트리아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시집 제목이자 이문열 소설의 제목이다. 해석은 생각하기에 달렸다. 날개가 구실을 못하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 뜻으로도, 날개를 통해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로도 이해할 수 있다.

최근 OCI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소식을 들으며 문득 이 제목이 떠올랐다. OCI를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으로 높게 날게 해준 폴리실리콘 사업이 더이상 구실을 못하고 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OCI는 작년 영업손실 1807억원에 당기순손실 8093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임원들을 시작으로 이달 직원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났다.

OCI는 지난 2월20일부로 국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했다. 성장 발판이었던 군산 공장이 문을 닫았다.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원가 절감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이기지 못한 탓이다. 사업을 할수록 손실이 가중돼 OCI에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이우현 부회장은 누구보다 쓴 맛을 봤다. 2007년 사업총괄 부사장 시절부터, 2013년 대표이사에 오른 후 오로지 태양광 사업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기대와 달리 중국의 정책 리스크에 폴리실리콘 가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이 부회장의 뚝심은 체면을 구겼다.

이 부회장이 태양광 밖으로 시야를 넓힌 건 지난해부터다. 1년 전 정기주주총회에서 말레이시아 총괄을 맡았던 김택중 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킨 후 "이제 나는 험한 일하러 다니겠다"고 발언했다. 태양광 중심의 하던 일은 김 대표에게 맡기고 자신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이 부회장이 말한 험한 일은 바이오와 종속회사 DCRE(동양화학부동산개발)의 도시개발 사업 등으로 추려진다. 기존의 화학사업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다. 특히나 태양광만 바라봤던 이 부회장에게는 더 낯설고 속도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그가 주로 합작사 설립이나 컨소시엄 형성 등 파트너사와 협업을 택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신사업 자체는 모두 초기 단계로 당장 국내 폴리실리콘 사업의 빈자리를 채우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이런 결단을 내리면서 날개가 바닥에 떨어지는 비극만큼을 피한게 아닐까.

첫삽을 뜨기까지 수년이 걸린 DCRE가 현재 부지조성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다행스럽다. '험한 일'을 통해 OCI가 다시 날개를 펴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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