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는 화학사]OCI, 이우현 부회장 '선견지명' 빛났다선제적 재무개선 작업, 재출발 '힘' 마련
박기수 기자공개 2020-03-10 09:28:28
[편집자주]
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업체는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탄소(화학기호 'C')나 수소(화학기호 'H')로 이뤄진 물질을 다루는 유기화학과 두 물질이 없는 무기화학, 이 두 물질을 다루는 업체들이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일반적인 석유화학업체들이 생산하는 범용 제품인 '에틸렌' 등은 유기화학물질에 속한다. 두 업체는 유기화학군의 선두주자기도 하다. OCI는 무기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업체다.이 OCI가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다. 전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이직케미컬 부문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등 제품들이 최악의 시황을 맞이하면서다.
OCI의 사업 부문은 크게 △베이직케미컬 △카본케미컬 △에너지솔루션 부문으로 나뉜다. 베이직케미컬 사업 부문은 폴리실리콘과 TDI, 과산화수소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카본케미컬 사업 부문은 타이어 등 고무 강화재로 사용되는 카본블랙과 석유화학 업체들이 생산하는 벤젠·톨루엔 등 방향족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에너지솔루션 사업 부문에서는 태양광 발전 사업을 영위한다. 이중 베이직케미컬은 전사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사업 부문의 규모가 큰 만큼 베이직케미컬 부문의 사업 성과는 곧 OCI의 사업 성과로 이어진다. 2017년의 경우 베이직케미컬 부문이 18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자 OCI 전사 영업이익도 2844억원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다만 지난해는 이 베이직케미컬 부문이 무려 229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 여파로 OCI 역시 1807억원의 적자를 봤다.

가장 큰 원인은 태양광 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폴리실리콘 시장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치명적이었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소재 기업들에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했고, 폴리실리콘의 국제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OCI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kg(킬로그램)당 15.45달러를 기록하던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3분기 누적 8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생산을 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다만 이런 와중에도 다행인 부분이 있다. 그간의 아픔을 덮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만한 재무적 기반이 어느 정도 닦여있다는 점이다. 재무 개선 작업은 현재 OCI를 이끌고 있는 이우현 부회장(사진)이 지난 몇 년 간 강조하던 사안이었다. 매 분기 실적발표회에 직접 발표자로 나서면서 이 부회장은 차입금 감축을 통한 재무 개선을 OCI의 경영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강조했던 바 있다.
2015년 말 부채비율 125%를 기록하던 OCI는 매년 부채 부담을 줄여 2018년 말에는 부채비율을 62%까지 낮췄다. 53%를 기록하던 순차입금비율 역시 2018년 말에는 16%까지 낮아졌던 바 있다. 지난해 말은 군산공장 자산손상 등이 반영되면서 부채비율을 비롯한 재무지표가 일제히 상승한 상태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 차입금의존도는 차례로 79%, 33%, 32%다. 다만 수치만 보면 지난해 말의 재무구조 역시 우수한 편에 속한다.
OCI는 새로운 돌파구로 반도체 소재를 낙점했다. 지난해 포스코케미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를 매년 5만 톤 생산하는 공장을 합작해 건설하기로 한 상태다. 반도체용 과산화수소는 제조업군에서도 비교적 고성장군에 속하는 산업군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시장 악화 속에서도 OCI는 재무 개선을 이뤄낸 결과 이자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왔다"라면서 "탄탄해진 재무구조가 없었다면 미래 성장 사업군을 낙점하는 데도 여러 제약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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