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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정기 신용평가]SK이노, 신용도 저하…'등급 방어' SK루브리 '안도'정유업 부진, 실적 동반 하락…이노베이션, 등급전망 '부정적' 조정

오찬미 기자공개 2020-05-20 14:32:3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가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에도 등급 방어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순차입금도 8630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 다만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 받았다.

◇SK그룹의 에너지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 크레딧 선 반영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SK에너지㈜가 석유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을 물적분할한 이후 존속한 법인이다.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테크놀로지 등 주요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그룹 내에서 에너지·화학부문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SK가 최대주주로 있다. 원유도입부터 생산, 판매까지 자회사간 사업구조가 연계돼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은 각 분할 신설법인을 100% 소유하며 자회사의 변동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때문에 올해 에너지부문의 실적 감소 영향도 가장 먼저 크레딧에 반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단행해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을 선제적으로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동안 1조77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낸 탓이다. 환차손으로도 272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기록해 세전손실이 2조472억원에 달했다. 재무건전성도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순차입금은 9조9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같은기간 현금성자산은 5조3085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443억원) 대비 감소했다.

유가 및 정제마진 급락으로 석유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위축됐고, 원유 공급 과잉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1배럴당 평균 64.9달러에서 올해 1분기 33.7달러까지 감소했다. 화학 및 윤활유부문의 판매량 감소도 영향을 끼쳤다. 휘발유, 항공유 등의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손익분기점 이하의 정제마진이 지속됐다. 재고자산 평가 손실(약 1조1000억원)까지 더해지면서 연결기준 1조8000억원(잠정실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신평은 당분간 유가 하락 및 주요 제품의 수급 감소에 따라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했고 재고부담이 확대되면서 4월 평균 싱가폴 복합정제마진은 부(-)의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도 1배럴당 30달러 이하가 유지되고 있다.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 판매량 감소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중심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부담도 지속되면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 전망 '부정적' 조정… SK루브리컨츠 방어 성공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도 실적 영향으로 등급전망을 바꿔달았다. SK에너지는 5월 정기평가를 통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등급전망을 변경했다. SK인천석유화학도 정기평가를 통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전망을 조정했다. SK종합화학(AA0, 안정적)의 경우 아직 정기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아이테크놀로지는 보유 등급이 없는 상태다. 평가가 이뤄진 자회사 가운데 SK루브리컨츠(AA0, 안정적)만 유일하게 등급 방어에 성공했다.

크레딧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SK루브리컨츠의 크레딧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310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순차입금 규모가 8630억원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한신평의 등급 하향 트리거인 '순차입금/EBITDA 1배 초과' 지표와 한기평의 '순차입금/EBITDA 0.5배 초과' 지표를 충족한 상태가 지속됐다. 올해 1분기 차입금의존도는 41.5%까지 증가하며 30%의 마지노선을 넘었다.

가격 경쟁과 판매량 감소는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윤활유(Lubricant)제품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89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475억원으로 전년 동기(935억원)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배당금 지급(5000억원) 등으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도 감소한 상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3725억원, 영업이익 2939억원을 내면서 전년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34.1% 줄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는 SK루브리컨츠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정기평가에서는 3사 모두 AA0에 등급전망 '안정적'을 부여하며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SK루브리컨츠가 고급 윤활기유인 그룹3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그룹 내에서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받고 있는 점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합작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스페인에도 생산기지를 확보해 세계 윤활기유 시장에서 3위권 수준인 대규모 생산능력을 구축하고 있는 점도 등급을 방어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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