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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중소조선사 M&A]성동조선이 쏘아올린 공…잠재매물에 관심 'UP'①한진중공업·STX조선 등 대기…업황 회복 변수

최익환 기자공개 2020-06-10 11:15:34

[편집자주]

최근 대형 조선사의 대규모 수주 소식으로 장기 침체에 빠진 국내 조선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특히 일부 구조조정 중소조선사 매각이 성사되면서 국책은행 관리하에 있던 업체들도 M&A 매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안정적인 여신 회수와 새 주인 물색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채권단의 딜레마, 그리고 조선업 통폐합 필요성 등은 숙제로 남아있다. 더벨은 중소조선사 M&A를 둘러싼 이슈와 향후 전망을 총 네 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수출입은행의 관리 하에 있던 성동조선해양의 매각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자, 자신감을 얻은 국책은행들이 관리 중인 조선사의 매각작업을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매각절차가 시작된 대선조선을 포함해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등 대기매물의 매각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의 원매자 물색을 지속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주요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TM)를 배포한 수출입은행은 조만간 스토킹호스를 확정해 연내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 곳이 스토킹호스 계약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로의 편입을 고려하던 한진중공업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건설부문과 조선부문을 통매각하는 방침을 정한 산업은행은 이르면 6월 중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한진중공업의 매각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책은행, 성동조선해양으로 조선사 매각 자신감 붙어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이 매물로 등장한 가운데 국책은행들의 조선사 매각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양대 국책은행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성동조선해양의 매각을 성공리에 종료한 덕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HSG중공업이 생산하는 LNG펌프타워. HSG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출처=HSG중공업)
수년 간 법원 기업회생절차에 남아있던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3월 말 큐리어스-LK투자파트너스-HSG중공업 컨소시엄으로의 매각이 완료된 바 있다. 이미 주인을 찾은 3야드를 제외한 성동조선해양의 매각가격은 2000억원. 인수자 컨소시엄의 HSG중공업은 회사를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종의 메가블록 제작사로 전환해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입찰에는 일곱 곳의 원매자가 참여해 높은 관심도를 입증했다.

사실 조선업 구조조정을 지속해온 국책은행들 입장에선 지금이 매각의 적기일 수밖에 없다. 성동조선해양으로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확인한데다 조선업 경기 역시 다시금 개선될 여지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의 선박 수주실적은 전세계 발주 2529만CGT 중 943만CGT로 경쟁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에 장기간 들어가 있던 성동조선해양의 성공적 매각은 국책은행들이 관리하던 조선사들 역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수주량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는 등 매각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만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형악재로 부상…자신감 불구 ‘난항’

그러나 성동조선해양에 쏠린 원매자들의 관심이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 등 대기매물에 쏠릴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고, 전방산업인 해운업의 국제적 불황이 닥칠 경우 다시금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각 매물이 가진 장단점 역시 분명해 원매자들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조선은 특수선에 기반해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타겟으로 삼은 시장이 협소하다는 점이 한계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건설부문과 함께 통매각되는 특성상 적정 원매자를 단기간 내에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밑에서 원매자들의 제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온 두 회사는 각각 대폭의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아직 매각작업을 공식화할 만큼의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자, 국책은행의 매각 추진작업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도 회사에 대해 알고싶다며 문의해온 해외 SI가 등장하는 등 조선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분명하다”며 “원매자 대부분이 단기적 요인으로 국책은행이 원하는 가격을 충족시키기는 힘든 모습이라 매각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해외 원매자·PEF 관심 여전…조선업 회복세에 달려

그동안 국내 조선사의 매각에 해외 원매자 다수가 관심을 가져온 것은 국책은행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이미 새 주인을 찾은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꾸준히 해외 원매자들의 러브콜을 받아왔고,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대선조선의 경우도 과거 매각을 추진할 당시 동남아시아계 원매자 다수로부터 인수의향을 확인한 바 있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의 관심도 역시 여전한 상황에서 중소조선사 매각성사의 관건은 조선업의 회복세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27%가 줄어든 2529만CGT, 발주액은 전년 대비 8% 줄어든 724억달러에 그쳤다. 환경규제 등으로 업황 회복세가 다소 더딘 만큼 해외 SI와 PEF의 참여여부는 업황의 전망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사들이 환경규제로 인해 다시 관망모드에 들어가면서 발주량이 다시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환경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조만간 해소될 수 있다는 원매자 판단이 서면 현재 진행중인 중소조선사 매각작업 역시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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